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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겨울이라 그런지 생활스타일이 밤낮이 반대로 움직이게 됩니다. 학원에서 타의로 나오게 된 뒤 자리가 아직 안 나오니 더 게을러지고 있다죠. 목요일 책을 구입해서 공부를 한답시고 마음은 먹었지만 늘어지는 느낌은 변함이 없다는...
  목요일 시내를 걸어다니던 중 중앙고 앞을 경유해서 지나갔습니다. 그러고 보니 중앙고 운동장에서 심판을 본 지도 몇 년이 되었네요. 12월 눈맞으면서 **리그 플레이오프 경기를 진행하던 기억, 그 날의 일정 막판에 모 방송사의 청소년프로그램 녹화를 위해 온 사람들과 타구를 처리하려던 수비수가 부딪치는 바람에 수비방해냐 그라운드 룰 2루타를 주느냐를 놓고 양 팀 측과 저희 심판들이 설왕설래하던 기억이 절로 떠오르더라는... 물론 그 뒤 대회 때문에 도착하고 나니까 주변 동네의 조기축구회 사람들과 경기를 위해 온 선수들이 충돌을 벌이는 통에 뒤치닥거리를 한 것, 3월 초에 지독한 몸살 감기에 시달려 가면서 교대해 줄 구심 요원도 없이 경기를 진행해야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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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옛 기억을 떠올리면서 학교 옆을 스쳐지나 창덕궁 옆길을 끼고 내려오면서 때마침 구름 사이로 드러난 햇살을 선글라스와 눈 사이로 바라보다 보니 갑자기 한 가지 사념이 떠오르더군요. 왜 야구규칙서의 구장 규격에 '홈플레이트에서 2루 베이스를 지나는 방향은 [동북동]이어야 할까?' 하는 것이었죠. 사실 제가 그동안 심판으로 들렀던 거의 모든 구장들은 아침부터 오후 나절까지 홈플레이트 뒤의 구심으로 있으면 해를 정면으로 마주보는 형상이 되었거던요(해지기 직전에야 햇살을 대하지 않게 되더라는).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구장들의 방위는 홈플레이트에서 2루 베이스를 지나가는 방향이 동남쪽 방향이 거의 대부분이더라는 것이죠. 그래서 (심판을 위해 들르는 구장 뿐 아니라) 아주 오래간만에 아침에서 낮 시간대에 정식 야구장에 들러 경기를 진행하거나 또는 경기를 구경하더라도 햇빛을 피해서 순간순간의 모든 플레이를 관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의 구장들(아마 일본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는)이 야구규칙서의 내용대로 만들어진 구장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규칙서의 내용대로라면 외야에 타구가 플라이볼로 떴을 때 외야수가 종종 햇빛 때문에 타구를 놓치거나 어려움을 겪는 일이 당연시되어야 하니까요.
  그럼 왜 그렇게 MLB 쪽은 홈플레이트에서 2루 베이스를 향하는 방향을 그렇게 잡았을까요? 수비수들이 플라이볼을 잡으려는 플레이를 힘들게 하도록 말이죠?
  뭐 이곳을 찾는 분들이시라면 대충 짐작가시겠지만 그네들의 구장은 [관객들이 방해받지 않고 경기를 관전하기 좋도록]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죠. 주로 경기가 열리는 시간대인 오후 늦은 시간대에서 저녁은 말할 것도 없고 야간경기를 하기 전 시대였을 경우라면 더더욱 그러한 모습이 나오게 돼죠. 구장 안에서 벌어지는 플레이를 집중해서 볼 수 있도록 혹여나 햇살이 방해가 될까 하는 부분도 충분히 고려했다고 보는 시각이 보다 타당한 설명이 되려나요? 반면 우리나라나 일본 등의 구장(대만은 모르겠습니다만)은 대부분 [선수들이 플레이를 하기에 편안하도록] 만들어진 것이죠.

  그러기에 가끔 술자리에서 MLB 이야기하는 분들이 "왜 MLB 쪽 구장은 그따위로 만들었어? 외야수가 타구 뜨면 글러브 가리고 애를 먹게 말이야.' 하면 오히려 규칙서를 모르는 분들이 되는 것이죠. 사실 그러한 생각으로 보면 우리나라 구장들 중 그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구장은 뜻밖에도 목동 구장 단 하나가 되는 셈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다른 구장들 중에 그런 곳이 또 있는지는 과문해서 알지 못하지만요. ...남해의 대한야구캠프는 확실하지 않은 것이 과거 KBS SKY(현재는 N으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는) 채널 주최의 토너먼트 대회가 열렸을 때 내려가서 경기를 진행했을 때, 구장이 세 곳인데 단 한 곳에서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있었고 방향이 다소 달랐던 곳은 빗 속에 경기를 진행하느라-인조잔디에 일정에 쫓겨 비에 왕창 젖은 생쥐 모드로 경기를 진행- 해의 방향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죠.
  사실 여러 구장에서 경기를 진행하다가 밖으로 나와서 대기심으로 휴식을 취하게 되면 더더욱 그런 점을 강하게 느낍니다. 다른 구장에서는 계절에 따라 아침부터 징한 햇살과 더위, 간간이 정면으로 햇빛을 대하면서 타구를 놓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반면, 목동 구장에서는 루심으로 내야에 들어서 있을 때 내야플라이볼을 제외하고는 타구 판단에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죠. 더구나 기록석이나 중계석 같은 곳에 가서 경기를 보기에도 오히려 목동 구장에서 플레이를 관찰하는 것이 보다 낫더라는... 하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셈"이라는 옛 말은 틀린 말이 아니겠죠? 그렇게 [북향]으로 위치된 곳들은 낮 시간대에는 서늘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야간경기를 하게 되면 보다 쌀쌀한 기운을 느껴야 한다는 점이 마이너스겠죠. 뭐 MLB 쪽에서야 계절에 맞는 준비를 관객들이 알아서 해 가겠지만.

  겨울철이라 부쩍 낮아진 해의 각도에 줄어든 일조시간에 방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괜한 상념에 젖어 봤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해 마지막 주 경기 때 아침 첫 경기에 구심을 본 제 후배 기수의 심판이 햇빛에 눈이 부시는 통에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에 매우 어려움을 겪었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다행히 리그의 최중요 경기가 아니었기에 경기가 끝난 후 양팀 관계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부드럽게 끝났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아찔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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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otz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