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개도 자기집에서는 50% 먹고 들어간다'는 말은 스포츠에서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설명하는데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그런데, 스포츠에서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이야기할 때에 흔히들 홈팬의 일방적이고 열광적인 응원과 홈팀에게 유리한 심판의 판정 등과 같이 외부 환경적인 부분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2002년 월드컵에서 보여준 범국민적인 붉은 악마나 WBC에서 자국팀인 미국을 우승시키기 위해서 말도 안되는 터무니 없는 판정을 보인 미국인 심판 등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렇다면, 스포츠에서 홈필드 어드밴티지는 이런 외부적인 요소밖에 없는 것일까? 당연히 아니다. 외부적인 환경 뿐만이 아니라 어느 팀에게나 공평할 것 같은 그라운드이지만, 홈필드 어드밴티지는 분명히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홈팀의 경우에는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가 없다. 한국에서도 시즌 전에 시즌 일정 등이 나왔을 때에 이동 거리가 상대적으로 적은 팀이 희희낙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듯이,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땅덩어리를 이동하고 있는 메이저리그에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 이동에 소비되는 시간만큼 충분한 휴식을 그것도 자신의 안방에서 취할 수 있기에, 홈팀이 원정팀에 비해서 전력적으로 유리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야구장은 홈팀 위주로 되어있기 때문에, 원정팀의 경우 락커룸이 좁다던지 샤워시설이 없다던지 화장실이 몇개 안된다던지 등으로 기본적으로 시설이 열악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야구나 축구 등에서는 필드 자체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세팅할 수도 있다. 이상하게도 한국에서는 유별나게 정의감과 공평함에 불타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야구장을 세팅한다는 것은 정정당당하지 않는 것으로 - 이겨도 꼼수로 이겼다던지 뒷말들이 많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홈팀이 홈구장을 야구룰에 저촉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유리하게 세팅하는 것도 야구의 일부분이고, 또한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혹은 최악의 홈필드 어드밴티지의 사례가 전설적인 대타자인 타이 콥과 얽힌 [Cobb's Lake]이다. 일전에도 잠깐 말한 적이 있지만, 인간성이 개차반인 타이콥은 데드볼시대를 대표하는 천재 타자인 동시에, 꼼수에서도 탁월한 천재성을 발휘하였다. 데드볼시대에는 거짓말 좀 보태서 반발력이라고는 솜뭉치만큼도 없는 볼을 사용했기에, 홈런은 거의 연중행사였다. 홈런 가뭄 속에서 당연히 득점은 안타와 도루 등과 같은 스피드 야구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발 빠른 타자들의 전매 특허는 세이프티 번트나 체공 시간이 긴 바운드가 높은 땅볼로 내야 안타를 만드는 것이다. 타이 콥은 번트를 대거나 친 타구가 야수 앞까지 빨리 굴러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홈플레이트와 마운드 사이에 물을 왕창 뿌리게 하였다. 야구장 관리인이 얼마나 물을 많이 뿌렸는지 공을 잡기 위해서 달려온 3루수가 미끄러져서 넘어지는 일도 종종 벌어졌다고 한다. 그라운드에 웅덩이를 만든 타이 콥과 야구장 관리인을 비꼬기 위해서 사람들은 [Cobb's Lake]라고 불렀다. 비도 오지 않는 햇빛이 쨍쨍한 날에 흙탕물 속에서 공을 잡기 위해서 허우적 거리는 야수를 상상만 하는 것으로도 개그 콘서트는 저리가라는 코메디이다.
그런데, 타이 콥과는 다른 이유로 물을 뿌린 경우도 있다. 1960년대 초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LA 다저스의 도루왕인 모리 윌스의 다리를 잡기 위해서, 1루 베이스 근처를 축축하게 적셔 놓았다. 투수왕국인 다저스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마운드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복수가 되었다. 야구장의 꼼수라고 하면 빠지지 않는 팀이 시카고 화이트삭스이다. 1940년대에 화이트삭스는 야구룰에 한 시즌 동안에는 펜스를 절대로 이동할 수 없다고 되어있는데도, 상대팀에 따라서 펜스까지의 거리를 조절하였다. 장타자가 많은 뉴욕 양키스 등과의 경기에서는 펜스를 뒤로 물렸고, 반대로 장타자가 별로 없는 팀과의 경기에서는 펜스를 앞으로 당겼다.
산동네표 불방망이로 고생하고 있는 콜로라도 로키스는 2002년에 습도가 높으면 볼의 탄성이 줄어드는 것에 착안해서, 경기에 사용할 야구공을 습도가 40%로 유지된 창고에 몇 주 동안 보관시켰던 적도 있었다. 초반에는 그럭저럭 효험 - 경기당 득점이 5점 정도 낮아지는 효과가 나오면서, 자신있게 "유레카"를 외쳤다. 하지만, 사전에 MLB 사무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로키스는 조사를 받기도 하였다. 그 후 2007년부터는 모든 경기에서 가습 처리한 볼을 사용하고 있다. 로키스가 습도에 주목했다면, 1950년대의 화이트삭스는 온도에 주목하였다. 미키 맨들과 요기 베라 등 양키스의 장거리포에 고생하던 화이트삭스는 야구공을 아이스 박스에 냉동 보관하였다. 냉동볼이 보통 볼보다 탄력이 줄어드는 것을 이용하였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또한, 일전에는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미네소타 트윈스의 홈구장인 메트로 돔에서는 홈 팀이 공격할 때에 유리하도록 공기의 흐름을 조절했다는 증언이 나와서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당연히 여전히 홈필드 어드밴티지는 행해지고 있다.
천연 잔디구장의 경우에는 잔디를 어떻게 깍느냐에 따라서 여러가지 상황들이 나올 수 있다. 번트에 능한 팀과의 경기에서는 내야의 잔디를 매우 짧게 자르는 것으로 번트댄 볼이 큰 저항을 받지 않고 잘 구르게 할 수도 있다. 혹은, 1루와 3루라인을 어떻게 그리는가에 따라서 변수도 나올 수 있고, 라인 쪽의 잔디를 어느 방향으로 깍느냐에 따라서 파울이 될 확률을 높이거나 그 반대의 효과를 도모하거나 하고 있다.
그리고, 클리블랜드나 오클랜드 등으로 원정경기를 떠난 팀의 투수들은 매우 민감하게 신경써야만 하는 부분이 있다. 불펜의 마운드와 실제의 마운드의 높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높이의 차이로 실전에서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를 찾는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선발 투수의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구원 투수의 경우에는 불펜의 마운드 높이에서 피칭감을 잡은 상태에서 경기에 투입될 경우에는 필드의 마운드가 불펜의 마운드보다 낮기 때문에 공이 뜰 수밖에 없다. 불펜 투수들이 중요한 순간 - 위기의 상황에 투입되는 것을 생각하면, 불펜과 실제 마운드의 미묘한 차이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상대 팀의 불펜 투수들은 불펜에서 어깨를 푸는 정도의 워밍업만을 하고, 실제로 마운드에 올라가서 던지는 8개의 연습구로 피칭감을 잡고 있다.
연못 위의 백조가 우아하게 떠있기 위해서, 수면 아래에서 열심히 다리 운동을 하고 있듯이 단순히 던지고 치고 달리고 잡는 것처럼 보이는 야구도 그 이면에서는 치열한 머리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홈필드 어드밴티지는 비열한 꼼수인가, 아니면 승부의 묘미를 더해주는 머리 싸움인가? 상대의 락커룸 등을 도청까지 하는 NFL을 보면, 이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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