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와 요한 산타나가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이미 트윈스와 체결된 2008년의 13.25M을 이어받지 않고, 19M으로 확장하는 등 2014년의 클럽 옵션 및 바이아웃을 포함해서 6년간 137.5M에 이르는 거액의 계약을 체결했다. 즉, 메츠와 요한 산타나가 맺은 계약은 6년 + 옵션 1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2014년의 클럽 옵션에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는 자동 갱신 조항이 있기에, 7년 계약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 - | 2008 | 2009 |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 Salaries | 19M(←13.25M) | 20M | 21M | 22.5M | 24M | 25.5M | 25M(Buyout 5.5M) |
2014년의 옵션이 시행된다고 가정했을 때에, 요한 산타나가 손에 쥐는 돈은 157M - 연평균 22.4M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아무리 뉴욕을 프랜차이즈로 한 메츠이지만, 기존의 계약에 2008년을 끝으로 페드로 마르티네스, 올랜도 에르난데스, 올리버 페레스 등이 FA로 풀리는 것을 생각하면, 장기적으로 재정적 유동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2014년까지 매년 연봉의 5M은 이후에 지급하게끔 되어 있다. 여유롭지는 않지만, 메츠는 C. C. 사바시아가 FA시장에 나올 경우에 쟁탈전에 뛰어들 수 있는 여지는 마련해 두었다.
개인적으로 메츠, 산을 타다에서 트윈스가 요한 산타나를 메츠로 보낸 것은 한 마디로 미친 짓이라고 평가했다. 이것은 팀의 에이스인 요한 산타나를 트레이드시켰기 때문이 아니라, 그 댓가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요한 산타나와 같은 에이스 어브 에이스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오면, 마음 같아서 메이저리그 전 구단이 영입하고 싶겠지만, 그의 천문학적인 몸값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협상을 벌일 팀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트윈스는 오프 시즌에 확실하게 로테이션을 책임질 수 있는 선발 투수와 중견수를 보강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요한 산타나와 관련된 딜로 양키스(필립 휴즈와 멜키 카브레라)와 레드삭스(존 레스터와 코코 크리스프) 등이 거론되었다. 메츠 역시 한 발을 담그고 있었지만, 제시할 수 있는 카드가 즉시전력이 아닌 관계로 리그 최고의 투수 쟁탈전에 관계하고 있다는 의미 이상은 없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이 쟁탈전의 최후 승자는 레드삭스도 양키스도 아닌 메츠였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지난 글에 lordvader님은 "들리는 루머에는 막판에 양키스가 휴즈는 내줄수 없다. 미네가 케네디+멜키+@를 문의 했는데 그나마도 안된다고 했답니다. 레싹도 엘스버리랑 레스터가 아예 오퍼에서 빠졌다는 얘기도 있고, 모노 계약으로 어떻게든 산타나 트레이드는 해야겠고, 산타나는 스캠가면 거부권 안푼다고 땡깡 부리고, 산타나로 최대한 뜯어내야 되는 트윈스 사정이야 잘 알지만 너무 재다가 일이 틀어졌네요."라는 댓글을 남기셨다. 또한, 불놀이님은 "중요한 건 타이밍이 아닐까요? 미네소타 단장이 넘 재대가 타이밍을 놓쳤다고. 메츠 단장은 타이밍 잘 탓다고 `ㅅ`"고 말씀하셨다. 이 분 들 뿐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트윈스의 GM인 빌 스미스는 타이밍을 놓쳤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타이밍을 놓쳤기에, lordvader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양키스는 필립 휴즈는 물론이고 이안 케네디 + 멜키 카브레라도 안된다'고 말하게 된 것일까?
메츠와의 딜이 이루어지기 전까지의 스토브리그를 복기해 보면, 중요한 포인트가 3번 있었다. 첫번째는 2007년 11월 6일이고, 두번째와 세번째는 각각 2007년 12월 12일과 2008년 1월 11일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고백하면, 오프시즌이 되기 전부터 개인적으로 레드삭스가 큰 폭의 변화를 줄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스토브리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나치게 레드삭스가 줄 변화에 구애됨으로서 3번의 포인트를 간과하였다. 3번의 포인트는 당연히 중요한 선수가 계약을 맺은 것으로, 그 세부는 다음과 같다.
2007년 11월 06일 레드삭스가 커트 실링과 1년간 8M의 계약을 체결
2007년 12월 12일 양키스가 앤디 페티트와 1년간 16M의 계약을 체결
2008년 01월 11일 브루어스가 마이크 카메룬과 2009년 바이아웃을 포함해서 1년간 7M의 계약을 체결
사실 레드삭스가 커트 실링과 그렇게 빨리 계약을 맺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정말 뜨악했다. 분명히 레드삭스가 빠른 무빙을 보임으로서, 실질적으로 FA시장에서 유용한 선발 투수인 커트 실링을 1년이라는 단기 계약에 싼 가격에 잡을 수 있었지만, 6명의 선발 카드를 가지게 됨으로서 구태여 요한 산타나나 댄 하렌, 조 블랜튼 등과 같은 트레이드 시장에서 선발 투수를 영입할 여지를 없애 버렸다.
레드삭스가 계속해서 요한 산타나의 딜에 발을 담그고 있었던 것은 양키스행을 막기 위한 리액션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레드삭스는 요한 산타나가 핀스트라이프를 입는 것을 막아냈다. 단지 이 조치로 인해 레드삭스가 손해를 본 것은 코코 크리스프를 처분할 타이밍을 놓친 것 뿐이지만, 제4의 외야수로 쓰면서 시즌 중에도 트레이드시킬 수 있기에 그 타격은 그렇게 커지 않다. 결국, 처음부터 레드삭스는 요한 산타나를 반드시 영입하겠다는 의지는 없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2007년 11월 6일의 커트 실링과의 계약이었다.
반면에, 지구 라이벌인 양키스는 처음에는 요한 산타나의 영입이 절실했다. 2007년 12월 12일 이전까지 양키스의 로테이션은 왕 첸밍과 마이크 무시나에 가능성을 보인 유망주 3종 세트인 필립 휴즈, 이안 케네디, 조바 체임벌린 정도였다. 완연한 하락세를 보인 마이크 무시나의 상태를 생각하면, 선발 로테이션에서 확실한 카드는 왕 첸밍 하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선발 보강이 필요했다. 이것을 리반 에르난데스나 조쉬 포그, 카일 로세 등 FA를 영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FA시장의 상황을 생각했을 때에 이들과 단기 계약을 맺기는 무리가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양키스는 요한 산타나의 댓가로 필립 휴즈와 멜키 카브레라 + α를 제시한 것이다.
그런데, 이게 '은퇴냐 잔류냐'를 놓고 고민하던 앤디 페티트가 선수 생활을 선택하면서, 양키스에 복귀함으로서 상황은 일변했다. 그의 복귀로, 양키스는 왕 첸밍 - 앤디 페티트 - 필립 휴즈 - 이안 케네디 - 마이크 무시나 - 조바 체임벌린으로 이어지는 좀 더 안정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에이로드나 마리아노 리베라, 호르헤 포사다 등 기존의 전력을 유지하는데 자금을 투입한데다가, 앤디 페티트에게 16M을 소비함으로서 요한 산타나의 몸값을 감당할 여유가 상당히 없어졌다. 자금적으로도 빡신 상황에서 양키스가 구태여 유망주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요한 산타나를 영입할 이유가 앤디 페티트의 복귀로 거의 사라졌다.
이것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 어슬레틱스의 댄 하렌의 딜이다. 한 번 뽑은 칼 무우라도 썰어야 한다에서 "보스턴 행이 유력하던 요한 산타나의 행선지가 오리무중이 된 가운데, 어슬레틱스의 GM인 빌리 빈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댄 하렌을 트레이드시켰다. 사실 요한 산타나가 레드삭스로 이적할 경우에는 빌리 빈으로서는 양키스를 상대로 - 혹은, 양키스를 댄 하렌의 트레이드에 발을 담그게 함으로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었지만"이라고 말했다. 즉, 이 시점에서 빌리 빈은 양키스나 레드삭스가 요한 산타나를 영입할 가능성이 제로라고 바라본 것은 아닐지 싶다. 이 타이밍에 대한 인식은 빌리 빈 뿐만이 아니라 오마 미나야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양키스가 확실하게 요한 산타나의 딜에서 발을 뺐다는 결정타가 된 것은 2008년 1월 11일에 있었던 마이크 카메룬의 브루어스행이었다. 요한 산타나의 댓가로 내놓은 레드삭스의 카드는 애매한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잉여자원이다. 반면에, 양키스는 기존 전력의 출혈이다. 필립 휴즈의 경우에는 요한 산타나로 대체가 되지만, 멜키 카브레라가 빠져나가는 공백을 메울 필요가 있었다. 설마 자니 데이먼이 풀타임으로 양키스의 중견수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 구멍을 메울 대체자가 단기 계약이 가능하고, 또한 수비가 뛰어난 마이크 카메룬이었다. 그런 마이크 카메룬이 브루어스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양키스가 요한 산타나의 딜에서 손을 털고 나왔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딜이었다.
이것을 바둑으로 비유하면, 레드삭스는 꽃놀이 패였고, 반대로 양키스는 사활이 걸린 건곤일척의 패였다. 하지만, 양키스는 빈삼각(앤디 페티트의 복귀)에 두면서 다 잡힌듯이 보였던 대마가 살아나면서, 사석으로 두었던 돌(필립 휴즈와 멜키 카브레라)도 살린 꼴이다. 그리고, 패감이 부족해서 이길 가능성이 보이지 않던 메츠는 초읽기에 몰린 트윈스의 수읽기 실책을 틈타서 대마를 잡은 형태가 되었다.
메츠가 요한 산타나의 딜로 잃은 것은 무엇일까? 매우 극단적으로 말하면, 아무것도 잃은 것이 없다. 상당 기간을 카를로스 벨트란이 중견수를 지킬 수밖에 없는 점을 생각하면, 코너 외야수로서의 카를로스 고메즈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디올리스 게라가 자신의 포텐셜을 메이저리그에서 폭발시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결국, 메츠가 잃은 것은 케빈 멀비나 필립 험버의 이탈로 인한 선발 마운드의 뎁스의 약화 정도밖에 없다. 하지만, 시장에서 요한 산타나와 같은 빅네임의 투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낮은 점과 팜 내에서 에이스로 발돋음할 유망한 선발 후보가 없는 점 등을 생각하면, 장기 계약의 리스크가 있다고 해도 이 딜은 메츠의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트레이드 카드 자체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데다가, 댄 하렌과 돈트렐 윌리스, 존 갈랜드 등이 속속 유니폼을 갈아입는 상황 속에서도 성급하게 조 블랜튼에게 달려들지 않은 오마 미나야의 수읽기가 적중한 셈이다. 이 부분이 오마 미나야나 빌리 빈 등이 빌 스미스나 프랭크 렌, 토니 니긴스 등 초보 GM과 경험에서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즉, 빌 스미스는 레드삭스가 꽃놀이 패를 즐길고 있다는 사실과 양키스나 레드삭스 중에서 어느 한쪽이 발을 뺄 경우에는 요한 산타나의 처리가 외통에 몰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과하였다. 게다가, 앤디 페티트의 복귀 등과 같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변수를 계산에 넣지 못했다.
한국사에서 12월 12일이 큰 분수령이 되었듯이 메이저리그에서도 2008년 스토브리그를 좌우할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요근래에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과 함께 '과유불급'이 떠오르는 날들의 연속이다. 트윈스의 GM인 빌 스미스는 안일한 수읽기로 인해 결과적으로 '대탐대실'을 범했다. 때로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냉철한 판단 속에서 힘들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리빌딩도 필요하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더 악화될 뿐이다.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자리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과감성이다. 아니다고 생각될 때에는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도 있다.
그(들)의 결단을 기대한다.
'손윤의 야리꾸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MLB로 보는 일본 프로야구의 FA 제도의 맹점 (1) (9) | 2008/02/09 |
|---|---|
| 월드시리즈를 제패하기 위한 조건 (10) | 2008/02/08 |
| 산타나 딜의 복기 (8) | 2008/02/04 |
| NFL의 경영 모델 (1) (12) | 2008/02/03 |
| 피쳐,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자격 ?!?! (6) | 2008/02/02 |
| 잊을 수 없는 선수들 (150) (15) | 2008/02/01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