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한미일의 FA제도 등을 비교한 글을 쓰려고 했지만, 갑작스럽게 몰려온 귀차니즘에 손을 놓고서 이전에 읽었던 글을 소개할 생각이다. 이하의 글은 노무라 단이 일본경제신문에 2006년 6월에 기고한 것이다.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간단하게 노무라 단을 소개하면, 노무라 카츠야의 아들 - 정확하게 말하면, 부인인 노무라 사치요가 재혼하기 전에 낳은 자식으로, 스포츠 에이전트로 유명하다. 스즈키 마코토나 노모 히데오, 이라부 히데키 등 일본인 메이저리거와 주로 관계를 맺었고, 지금 현재는 그 영역을 일본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중남미, 아시아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즉, 이 글은 FA제도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에이전트가 바라 본 관점이라는 편향성을 가지고 있다. 그의 말을 그대로 일본이나 한국에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프로야구의 FA제도가 가지는 모순성을 살펴보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앞선 글에서 말한 것처럼 메이저리그의 연봉 조정 제도에서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메이저리그 선수회(MLBPA)가 미리 합의해서 선정된 제3자인 조정 위원회에서 판결이 내려지고 있다. 반면에, 일본에서는 조정 위원회의 멤버는 양대리그(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의 회장과 커미셔너로 구성되고 있다. 지금 현재와 같은 일본의 제도에서는 결코 공정한 판결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제도를 활용하려는 선수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반드시 구단과 선수의 희망액이 선택될 필요가 없어서, 위원회가 중재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 6번 있었던 조정 판결에서 4번은 구단이 승리하였고, 나머지 2번은 중재 위원회에 의해서 타협안이 제시되었다. 결국, 구단이 4승 2무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메이저리그에서 3년간 활약하면 얻을 수 있는 조정 권리
메이저리그에서는 메이저리거로서 3년이 지나면, 연봉 조정 권리를 얻고 있다. 그로부터 3년, 즉 3~6년째는 매년 시즌 오프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 3년간은 제3자에 의해서 공정하게 심의된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그리고, 6년째 시즌을 메이저리거로서 끝낸 선수는 한층 더 높은 권리가 주어진다. 그것이 바로 프리에이전트(FA)권이다. FA권이란, '그 자격을 얻은 플레이어는 모든 구단과 다음해에 연봉을 교섭할 수 있고, 그 중에서 가장 자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주는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 본래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본의 제도는 과연 FA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일본에서는 FA권을 취득한 선수가 구단을 이적할 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적에 따른 보상의 의미가 발생하고 있다. FA권을 행사한 선수를 어느 구단이 획득했을 때, 그 선수가 이전까지 소속했던 구단에게, 보상으로서 금전과 선수를 주어야만 한다.
원소속 구단은 이적하는 선수가 이적하기 직전의 시즌에서 받았던 연봉과 같은 액수의 보상금을 받고, 게다가 이적하는 구단이 지정한 30명 이외의 선수를 자유롭게 획득할 수 있다. 만약 원소속 구단이 인적 보상을 거부할 경우에는 FA권을 행사한 선수가 전년도에 받았던 연봉의 50%를 더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보상이 필요한 일본의 시스템
2006년의 오프시즌에 토요다 키요시 투수가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FA권을 행사해서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하였다. 그가 2005년에 받았던 연봉은 2억 3천만엔(추정)으로, 우선 이 금액을 자이언츠는 이적 보상금으로서 지불하였다. 게다가, 라이온즈는 자이언츠가 지정한 30명에 포함되어 있지 않던 에토 아키라를 인적 보상으로 지명하였다. 만약 라이온즈가 인적 보상을 거부했다면, 자이언츠는 라이온즈에게 1억 1천 5백만엔을 더 지불해야만 했다.
이 '보상'이 프로야구 선수가 FA권을 행사하는 것에 커다란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은 명백하고, FA를 획득하는 경쟁에 참가하는 구단이 제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 프로야구 선수의 경우, 메이저리그의 3년과는 달리, FA권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9년(혹은, 10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하다. FA 권리를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겨우 그것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FA제도가 본래 가지는 교섭의 자유를 선수가 손에 넣을 수 있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역자주 한국 프로야구에서 FA 자격 취득 조건은 일본 프로야구와 엇비슷하다. 타자의 경우에는 매시즌에 2/3 이상 출전한 시즌이 9시즌이 되었을 때이고, 투수는 매시즌의 규정 투구 이닝의 2/3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 역시 9시즌에 도달한 경우이다. 또한, 1998년 이후로는 한시즌에서 1군 등록 일수가 150일 이상인 경우(2006년 이후에 데뷔한 선수부터는 145일)에도 1시즌을 보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리고, FA 선수에 대한 보상은 말도 안되게 높다. 전년도의 연봉의 450%나 전년도의 연봉 300%와 18명의 보호 선수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를 지명하거나 할 수 있다. 지나친 보상금 규정으로 인해 예비 FA에 대한 묻지마 연봉 인상이 당연시되는 등 사실상 한국 프로야구는 톱 플레이어를 제외하고서는 선수의 정당한 권리인 FA권을 행사하기에는 장벽이 너무나도 높다. 결국,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FA제도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상태라고 할 수 있다.
2군행에도 조건이 있다
또한, FA권을 취득하기까지의 일수를 계산하는 방식에서도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는 큰 차이가 있다. 하나는 부상을 당한 선수에 대한 취급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부상을 당한 선수는 등록이 말소되어서, 그 기간은 '1군 등록 일수'로 인정을 받을 수 없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부상자도 '부상자 리스트'에 이름이 올려져서, 그 기간도 클리어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예를 들면, 스프링 캠프에서 부상을 당한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의 모리 신지가 2006년 시즌을 통째로 부상자 리스트에서 보내게 된다고 해도(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이 1년은 연봉 조정과 FA권을 취득하는 일수가 된다.
이에 대해서, 일본 프로야구의 시스템은 전혀 다르다. 예를 들면, 우리는 신문이나 TV 등을 통해서 '등록 말소'라는 말을 빈번하게 들을 수 있다. 구단은 선수를 1군과 2군에 자유롭게 보낼 수가 있다. 이것은 메이저리그에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군(즉, 메이저리그)과 2군(즉, 마이너리그)로 승격과 강등에는 조건이 붙는다. 메이저리그의 경험이 3년 이내로 한번도 40인 로스터에 빠진 적이 없는 선수에 대해서는 구단은 자유롭게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것을 지시할 수 있다.
10일간의 이적 기회를 설정
단, 기본적으로는 40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를 교체하는 것에는 제한이 있다. 예를 들면, 3년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플레이를 펼친 선수가 부진에 빠져서 헤어날 줄을 모르는 상황이기에, 그를 대신해서 구단은 마이너리그에서 한명을 승격시키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구단은 그 메이저리거를 40인 로스터에서 뺄 수가 없다. 그 경우에는 10일간의 'Designation for Assignment', 즉 한국어로는 '방출 대기 조치'를 통해서 40인 로스터에 한 명을 바꿀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구단은 10일 동안에 우선은 트레이드가 가능한지를 타진하고,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트레이드를 할 곳이 보이지 않을 경우에는 웨이버 공시를 한다. 웨이버 공시된 선수는 전년도의 성적 연순에 따라서 그 획득의 권리가 주어지고, 먼저 영입할 뜻을 나타낸 구단이 그 선수를 획득할 수 있다.
그런데, 방출 대기 조치된 10일 동안에 어느 팀도 그 선수를 획득하려고 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번에는 그 선수에게 두가지 선택이 주어진다. 하나는 즉각적으로 FA가 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 팀의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는 것이다. 단, FA를 선택한 경우에는 그 해의 나머지 연봉을 그 구단이 지불하지 않았도 된다. 1998년에 다저스에 있던 노모 히데오도 이런 상황에 직면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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