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일 끝내고 돌아와서 그날의 일을 바로 정리하는 것이 정상(?)이 되어야 하겠지만 추운 날씨에 바람맞아가며 뛰어다니고(리그 기록 운영을 맡으신 분의 말에 따르면 당일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는 날은 야외 스포츠 활동을 금하는 조례라도 만들었으면 한다는 농을 나누었을 정도였다죠), 소화가 잘 안 되어 안좋은 속을 붙잡고 부대끼다 보니 저녁부터 다음 날 오후까지 환자 신세 저리가라였습니다. 이제야 몸이 좀 정상화된 듯 싶은데 밥먹을 생각이 안 들 정도네요...
예정된 총 네 경기 중 세 경기에 투입... 중간에 대기심으로서의 휴식이 있다고는 했지만 구심 두 경기를 포함한 세 경기는 확실히 힘든 하루더군요. 하지만 뭐 당장의 주업으로서의 벌이가 없는 형편이니 감수해야겠죠.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사회인 레벨이라고는 해도) 투수들의 제구가 원하는 대로 잘 안 들어오기도 하고 정규시즌 첫 경기라서 그런지 항상 잰 걸음으로 준비하는 내야수에 비해 외야수들의 플레이에서는 실수가 잦더군요. 뭐 저도 일없이 쉬어만 오다가 나선 첫 경기치고는 무난하기는 했지만 순간순간 스스로의 판단을 신뢰할 수 있는 것인가를 자문하게 하는 재정도 몇 내린 듯한 느낌이라죠. 선수들도 그저 "첫날"이려니 하고 넘어간 느낌이었을지도... 앞으로 더 신경을 써야겠죠.
그러고 보니 엊그제 경기들에서 타자들이 투구에 맞는 공(Hit by pitched ball, 일명 데드볼이라고도 한다는)이 한 경기 당 서너 개 이상이 나오더라는.... 하지만 최근 들어 보호장구를 믿고 그다지 빠르지도 않은 공을 피하지도 않은 채 맞고서는 몸에 맞았으니 걸어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움직이는 타자들을 보면서(더구나 느리게 타석 쪽으로 온 공에 자신의 팔꿈치 보호대를 들이대다시피 맞아 놓고서는 오히려 투수를 째려보는 역매너의 발상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참으로 궁금했다는)는 말로 표현못할 기분을 느끼게 되더군요. 규칙서 [타자]편에 타자가 피할 수 있는 투구를 피하지 않고 맞게 되면 "스트라이크 존 안"에서 맞으면 "스트라이크"를, 밖에서 맞으면 "볼"을 선언하도록 하고 되어 있지만 정작 프로야구나 MLB 경기에서 그러한 선언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본 적이 없으니 심판이 그러한 부분을 이야기해 주어도 이해하려 하지 않더군요. 결국 경기가 끝나고서 물으러 오지도 않았지만... 하지만 프로 이상의 레벨에서는 "피할 수 있는 투구를 몸에 갖다 댄 것"이냐 "피할 수 없는 투구를 피하지 못하고 맞은 것"이냐에 대한 판단에서 대체로 후자 쪽에 비중을 주는 것이 다반시이긴 하죠. 뭐 프로야구 초창기 김인식 선수라던가 90년대 중반 공필성 선수 등의 예외도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평균구속이 아무리 적어도 120~130, 심지러는 140km 이상을 뿌리는 프로 레벨의 선수들의 공과 시속 100km를 찍어도 빠를 볼 취급을 하는 사회인야구에서의 공을 똑같은 "피할 수 없는 공"의 레벨로 생각하면 안 된다라는 생각은 왜 안 하는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저 한 사람만의 편협한 것인지...
그렇기는 해도 네 경기 중에 단 한 경기도 정규 7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끝나게 된 것은 아쉬움이 크지만. 경기가 지연되지 않고 해 저물기 전에 끝나서 다행이었다죠. 돌아오는 길에 동료 심판 분과(동료라고는 하지만 저보다 나이가 엄청 위이시고 제가 중학교 시절부터 리그 운영을 오래 해 왔던 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전철타고 갈아타기까지 한 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멋적게 보내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었던 선택이었지만 가끔 생각의 접점이 다른 부분에 도달했을 때는 저 스스로도 말을 아끼게 되더군요. 그분도 혹 눈치를 채셨을런지...
원래 17일과 다음 주 24일에 자체 강습이 있는데 엊그제는 배정을 받았으니 이번에는 강습을 나가게 될런지도요. 문자를 띄우면서 차라리 배정을 받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전했지만 알 수 없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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