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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2008년도의 두번째 심판일정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저는 두번째였지만 같이 배정된 분들은 첫번째 배정이었기에 제목에서 [...첫날...]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지난 주에는 구심 두 경기에 루심 한 경기, 세 경기를 소화한 데다 오가는 길을 전철을 이용해서 이동하느라고 귀가 후 몸에 느껴지는 피로도가 심했는데 이번 주는 가는 길만 전철을 타고 오는 길은 카풀, 끼니는 비록 라면이네 간짜장이네(심지어 돌아오는 길에 샤브샤브 칼국수까지... 하루종일 면으로 때운 셈...;;;) 하면서 대충대충 때운 것은 있지만 세 끼니를 제대로 먹어서 그런지 두번째와 세번째 경기만 구심으로 연이어 들어섰음에도 피로도는 덜하네요. 몸 구석구석 어디 삐걱거린다는 느낌은 지난 주보다는 덜하다는 이야기... 그렇기는 해도 발목에선 삐그덕 소리가 나고 있기는 하지만요...
  오늘 심판으로 배정된 인원의 수가 지난 주보다 늘은 데다(구장이 한두 군데 더 나간 것으로 압니다... 날도 추운데~~!!!) 저희 심판부의 자체 강습 일정에 특정한 사유 통보 없이 불참한 분들이 꽤 되어 강습 나가신 분들의 고초가 컸다는 전언을 들으니 (네 경기를 2심으로 운용하는데 세 명이 배정되는 것은 사실 부담이 있는 일정이라 한 명 더 배정되는 것이 편한데) 기분이 그다지 썩 좋지는 않았다는...

  첫 경기를 그라운드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경기 외적으로 뜻밖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첫 경기에 임하는 양팀 중 한쪽 팀의 포수 분이 바로 저와 제 윗 기수 선배 심판이 KBO에서 교육받을 때 "가장 멋진 조교 및 채점관" 역할을 맡았던 원** 당시 KBO 심판원이었던 것이라는...(ㅡ0ㅡ;;;) 다른 프로심판분들은 어쩌다 지나치더라도 먼저 말을 걸어오기 전에는 별로 친한 척 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물론 제가 KBO 교육받을 때 같이 교육을 받은 동기생이었던 이** 심판원은 예외지만 말이죠), 이분은 당시 교육 때도 가장 열심히 우리들을 지도해 주었고 시범조교 역할을 할 때도 가장 멋있는 자세를 보여줌과 함께 쉬는 시간에도 규칙 등의 토의에 있어 가장 살갑게 대해 주었던, 이미지가 올곧게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분이라 (전혀 뜻밖의 이유로) 몇 년 후 KBO 심판부를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우 안타까와했던 차였는데 참 반갑더군요. 구심을 보고 있던 선배 심판이 그 사실을 언급해 주자 저도 모르게 "인사드려야겠군요" 하고서는 공수 교대할 때 바로 벤치로 찾아가 인사를 드렸다는(심판이 선수 및 코칭스태프와 사담을 나누지 말라는 규칙서의 조항도 있었지만 그래도 스승 역할을 한 분과의 만남이라는 부분이 그런 과감한 행동을 하게 만들었다는)... 다행스럽게도 저를 기억해 주어서 더욱 감개무량했다는... 경기가 끝나고 한번 더 인사드리고 싶었지만 바로 구심장비를 차고 경기 시작을 준비해야 했기에 아쉬웠다는...;;; 그렇기는 한데 나중에 제가 그분이 뛰는 경기에 심판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생기면 재정을 내릴 때 더욱 긴장해야 할 듯 싶네요. 어쩔 도리 없는 실수는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6대 조항(스트라이크, 볼, 아웃, 세이프, 파울, 페어)에 대한 조항은 어필 불가라는 사실을 이심전심 이해하겠지만 자칫 규칙서 내용을 실수라도 하는 날엔...;;; 크...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 ^^;;;

  두번째 경기와 세번째 경기... 오늘 편성된 네 경기들은 투수(만 40세 이상은 비선출로 간주해서 출장 가능)를 제외한 경기출장인원 타순표에 고교이상 선수 출신자로 등록되었던 이가 두 명까지 출장할 수 있는 경기들이어서 그런지 투수들의 구위라던가 공격 수비의 활발함은 지난 주와는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라고는 하지만 그러한 레벨을 양팀 공히 적용 가능했던 경기는 정작 제가 출장한 경기가 아니라 출장하지 않은 첫번째 경기와 마지막 경기였다는(제가 구심으로 나간 경기는 점수 차가 제법 났는데 비해 출장하지 않은 경기들은 양팀 합계 10점 미만의 득점이 나왔음... 더구나 마지막 경기는 7회말까지 진행되는데 불과 1시간 40분 남짓에 종료됨)... 사실 지난 주에도 투수들의 투구폼과 딜리버리,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 및 구위와 궤적이 천차만별이라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에 꽤 애를 먹었는데 지난 주는 오늘에 비하면 약과였다죠. 지난 주보다는 구위 면에서는 더 낫기야 하지만 첫 경기들이라 그런지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지 않아 도대체 제가 이미지로 매 타자들마다 설정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와 주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타자와 투수들 자신이 생각하는 존하고 맞아떨어지지 않으니 고생할 밖에요... 그렇다고 저하고 부대껴 온 사람들이기에 제 스타일을 어느 정도는 짐작을 하니 볼멘 소리를 한 번 하거나 고개를 저으면서도 그 다음 플레이를 진행할 밖엔... 뭐 추운 날씨에 수비 쪽에서 실수가 연달아 튀어 나오니 심판의 재정에 불만을 가지고 뭐할 여유가 없기도 했지만...;;; 3월 들어가서 선수들이고 심판들이고 출장 횟수가 늘어가면 좀 더 나아질 거라 생각해야죠.
  뭐 힘든 것은 선수들만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주에 이어 오늘 같이 배정된 심판원들끼리도 겨울을 지나 첫 실전이다 보니 (기본 재정은 차치하고라도) 포메이션에 맞춰 움직이는데 예상 외의 어려움이 속출하더라는... 저도 구심을 보면서 간간이 3루 커버를 들어가야 하는데 송구가 떠나고 나서야 스타트를 하는 경우가 여러 번이었고 같이 루심을 나간 제 후배 기수 분과 동시에 같은 타구에 대한 처리를 판정내리는(한 플레이에 동시에 두 명 이상의 심판원이 콜업하는 것은 심판원들끼리 금기사항 중 하나랍니다. 혹여나 서로 다른 재정을 내려 버리면 다시 합의를 통해 어떤 쪽으로 번복하건 문제의 소지가 일어나기 때문이죠. 실제 몇 년 전에 목동에서 선배 심판하고 서로 다른 콜을 내리는 통에 둘이서 합의를 한 뒤 손해보는 재정을 받는 팀의 감독을 설득하는 일도 있었다죠) 일도 벌어졌다는...

  주자가 (아마 노 아웃인가 원 아웃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1, 2루에 있는 상황에서 우익수가 자신의 수비위치에서 파울 라인 쪽을 향해 뛰다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는데, 원거리에 있으면서 정면으로 타구를 접하는 제가 재정을 올바로 내리기 어렵지 않을까하고 생각한 루심 분이 자신의 위치가 더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에 콜업을 했다는(노-캐치로 말이죠)... 그런데 2심제 포메이션에서 주자가 있을 때 외야 플라이 타구가 좌익수와 우익수를 기준으로 센터 쪽으로 향하는 타구는 통상 루심이, 좌익수와 우익수가 좌우측 파울 라인 내지 정면을 향해 뛰어 오며 잡는 경우는 구심이 재정을 내리도록 포메이션 설정이 되어 있었는데 이것이 깨진 것이죠(사실 모든 것을 FM처럼 하는 것이 꼭 바른 것이냐 하면 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다행히 저와 그분이 같은 재정을 내렸기에 망정이지 큰일날 뻔 했다는... 거기에 주자들도 타구판단과 심판의 콜업을 고려하지 않고 후위주자(1루주자)가 선행주자(2루주자)가 3루를 지나 홈으로 갈 생각을 하지 않는데 3루까지 내달리는 통에 선행주자가 런다운(협살)에 걸려 아웃이 되어 버리는데 여기서도 구심인 저와 루심 분이 동시에 아웃 콜을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는... 정말 첫날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섭다는 느낌은 처음이더라는(저는 두번째 일정이지만 다른 분들은 지난 주에 강습을 나갔기에 오늘이 처음이었던 것이죠)...;;; 순간적으로 아찔한 순간들의 연속이었던 것이죠.

  어찌 되었건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추위 속에서도 마스크에 파울볼을 맞거나 원바운드 투구에 허벅지나 팔을 스치는 정도로 무사히 보내고 - 다행히 평소에 이야기하는 스트라이크-볼, 아웃-세이프, 파울-페어 선언에 대한 항의는 없어서 다행이었다는... -  돌아오는 길에 저희 쪽 배정인원 세 명과, 오전 1심제 경기 소화 후 오후에 강습일정을 소화하신 다른 한 분과 함께 (뒷풀이라는 기분으로) 저녁을 먹으면서 예전에 있었던 다른 분들의 실수담이며 이번에 열린 강습에 대한 이야기며 포메이션 상에서 심판의 위치에 대해 논란이 된 건에 대한 이야기 등 앞으로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들을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제가 두 차례의 강습 일정에 나가지 않았기에 이런저런 의사표현에 토를 달거나 하긴 어려움이 있었죠. 그러고 보니 지방 대회에 심판진으로 합세해서 따라 내려가지 않은 지도 어느 새 3년 째에 접어드네요. 대회를 따라 내려가면 아무래도 평상시 연내 정기 모임 때보다 룰이나 포메이션 등에 대해 집중적인 강평이 이루어지는데 그런 실전 및 의논의 장에 끼이질 못하니 좀 사변적이 된다고나 할까요. 그렇다고 올해엔 지방 대회에 따라 내려갈 수 있겠느냐... 그러기는 어려울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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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otz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