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글은 디지털 통 세상 사는 이야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시는 온달왕자님의 '인터넷 대중화시대, 가장 욕많이 먹는 직업은 '기자'?'를 읽고서, 야구라는 특정 종목의 스포츠 기자, 혹은 기사를 쓴 기자에 한정해서 '왜 기자가 욕먹을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다. 혹시나 오해를 하실 분이 있을지 몰라서 덧붙이지만, 온달왕자님의 저 글의 핵심은 기자가 욕먹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온달왕자님도 몇 가지 사례를 통해서 비판받아 마땅한 글들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단지 네티즌들 사이에 비난을 위한 비난이 횡행하고 있는 것에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온달왕자님의 비판에 마음 한켠이 찔리는 구석도 분명히 있다. 이 블로그를 통해서 수차례에 걸쳐서 특정 기자나 신문사를 공격하였고, 인신공격적인 비난이나 생트집 등도 적지 않았다. 그 점에 대해서는 깊은 자기 반성과 함께 사과를 드리고 싶다. 또한, 스포츠 기자라고 해도 스포츠 2.0의 최민규 기자나, 스포츠서울의 박정환 기자, 그리고 최근에는 방송 등에서도 왕성한 활약을 하고 있는 박동희 기자 등과 같이 스포츠저널리즘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양질의 글을 제공하는 분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인터넷 신문이나 메이저 언론 등을 비롯해서 블로그까지 포함해서 그들이 생산한 글의 80% 이상은 단순한 외국 기사의 받아쓰기이거나 황당무계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인터넷 한겨레 신문에 3월 24일에 올라온 목동야구장 홈런볼은 '그림의 떡'이라는 기사를 읽고 졸라 (비)웃었다. 이 글을 쓴 이완이라는 분이 어떤 기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야구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야구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야구에 대해서 무엇인가를 끍적이고 있기에, 당연히 개념을 안드로메다에 두고 있다. 이런 글을 볼 때마다 답답하기도 하고, 정말 짜증이 난다.
이완의 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목동 야구장에는 외야석이 없어서 홈런볼을 관중이 가지지 못한다"이다. 그가 홈런볼에 목을 메는 이유는 아마도 팬서비스의 일환이라는 점과 마크 맥과이어의 70호 홈런볼이 305만 4천달러에 팔리는 등 짭짤한 부수익(?)을 올릴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당했다는 점 때문인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이 글을 개인적으로 무개념적인 초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완은 야구장이라고 하면, 당연히 필드를 관중석이 감싸고 있는 형태라고만 생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야구장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관중석이 원을 그리고, 그 안에 필드가 작은 원으로 존재하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이것은 그의 글에서 거론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AT&T 파크도 우측에 관중석이 거의 없다. 그리고, 레드삭스의 펜웨이 파크도 최근에 그린 몬스터 위에 관중석을 설치했지만, 그 이전까지 좌측에는 관중석이 없었다. 그리고, 로얄스의 카프먼 스타디움의 경우에는 좌우측에 약간 관중석이 마련된 것 외에는 외야에 관중석이 없고, 메츠의 셰이 스타디움도 좌중간 외에는 관중석이 없다.
펜웨이 파크에 명물인 그린 몬스터가 생긴 이유는 사실 돈 때문이다. 도심지에 충분한 구장터를 매입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이해서 좁은 땅에서 억지로(?) 야구장을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이것은 펜웨이 파크만이 아니다. 베이브 루스가 홈런을 펑펑 치기 전까지를 데드볼 시대라고 부른다. 반발력이라고는 쥐꼬리만큼도 없어서 당시에는 경기 중에서 홈런을 보는 것은 심하게 말해서 연례 행사 수준이었다.
그런데, 1884년에 시카고 컵스의 전신인 화이트 스타킹스는 27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네드 윌리엄스를 비롯해서 무려 4명의 선수가 20홈런 이상을 기록했고, 팀 홈런 수는 142개였다. 당시 팀 홈런 2위인 버펄로 바이슨스가 39개밖에 기록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데드볼 시대라는 말이 무색한 숫자이다. 화이트 스타킹스가 당시로서는 믿기 어려운 팀 홈런 수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구장이 작았기 때문이다.
화이트 스타킹스는 1883년 시즌이 끝난 후에 홈구장인 레이크프론트 파크의 관중석을 대대적으로 증설하였다. 당시로서는 최대 규모인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메머드급 구장이 되었지만, 필드는 더욱 더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좌우측이 각각 180피트(54.86m)와 196피트(59.74m)였고, 중견수 방면은 상대적으로 넓은 300피트(91.44m)였다. 이 좁은 구장 때문에, 내셔널리그는 "외야에서 홈 플레이트까지 최소한 210피트(64.00m)는 되어야 한다"는 규정을 제정하였다. 과거의 구장이 작았던 이유는 지금과는 달리 구장을 건설하는데 공적 자금은 단 한 푼도 받지 않고, 오로지 오너측의 자금으로 지었기 때문이다.
1992년에 오픈한 오리올스의 캠든 야즈 이후로 최근에 지어진 구장들은 그 구장만의 특색을 살린 다양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제1차 볼파크 붐'으로 조성된 1960, 70년대의 구장들은 "콘크리트로 된 도너츠"라고 야유를 받을 정도로 천편일률적인 모습이었다. 즉, 이완은 자신의 글에서 홈런볼이 가진 팬 서비스 차원으로서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상 대량생산시대에 '공장에서 찍어내는 콘크리트 도너츠'형태야말로 제대로 된 야구장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호태님이 '기호태씨, 목동구장을 가다'에서 언급했듯이 목동구장은 분명히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외야에 관중석이 없는 것은 제대로 활용할 경우에는 이완의 주장과는 달리 개인적으로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한국 프로야구의 위기와 관련해서 열악한 시설이 거론되면서, 메이저리그의 구장에 대한 글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그런 글들의 대부분은 메이저리그의 구장이 얼마나 최신식인지, 혹은 매점 등과 같은 돈벌이가 될 수 있는 부대시설에만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캠든 야즈 이후에 일어난 '제2차 볼파크 붐'이 가진 의미, 혹은 특징은 최신식 시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제2차 볼파크 붐'이 가진 의미는 '양(규모)적 성장'에서 '질(안락함)적 성장'으로의 전환이다. '제2차 볼파크 붐' 이전에는 오로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 하지만, '제2차 볼파크 붐' 이후로는 얼마나 편안함을 제공할지가 중요한 관심사가 되면서, 수용 인원을 대폭적으로 줄여서 좌석의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 한 경기에 최대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줄어듦으로서 수입이 줄 수밖에 없지만, 이 부분을 럭셔리 좌석 - 스위트 박스나 클럽 시트 등의 증가로 오히려 수익을 늘리고 있다.
그리고, 야구의 저변 확대와 관련된 가족 단위의 관객에 대한 서비스이다. 어릴 때부터 부모의 손을 잡고 야구장을 찾은 아이는 '미래의 고객 0순위'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야구장은 절대로 즐거운 곳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3시간 이상을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군소리 없이 집중하는 것은 아무리 그 아이가 타고난 야구광이라고 해도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예를 들면, 연령 제한이 없는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갔는데, 방학 등으로 초딩들이 바글바글할 경우에는 영화를 감상할 생각은 포기하는 편이 낫다. 이것은 초딩들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나이 때에는 장시간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극장과 마찬가지로 아이에게 야구장은 지겨운 곳인 동시에, 그 가족의 옆에서 앉은 관중도 경기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다. 그런 관계로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족이 야구장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의 각 구단들은 아이들이 야구장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갖가지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홈팀의 선수가 홈런을 쳤을 때에 코카콜라 모형이나 거대한 사과가 올라와서 축포가 쏴지거나 기차가 달리거나 하는 등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물들이 구장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게다가, 단순히 호기심만 자극하는 시설물만이 아니라 미끄럼틀 등이 있는 놀이터나 배터박스에서 타격을 하거나 1루를 향해 뛰어 보거나 마운드에 서보거나 할 수 있는 체험 공간도 외야 뒤쪽에 설치되어 있다. 또한, 파드레스의 홈구장인 펙코 파크의 경우에는 백스크린 뒤쪽으로 보조 필드와 연결되어 있어서, 가족 단위나 커플이 소풍 나온 느낌으로 야구를 관전하거나 뛰어 놀 수 있게 되어 있다. 경기 중에 언제던지 자유롭게 지겨워하는 아이를 데리고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설은 가족 단위 등의 관중을 유치한다는 점에서 수익과도 전혀 무관하지는 않지만, 수익보다도 청소년을 미리미리 야구장과 친숙하게 해서 '미래의 고객'을 확보한다는 저변의 확대에 그 목적이 있다.
즉, 목동구장에 외야 관중석이 없는 것을 한겨레의 이완과 같이 '성장 위주'의 관점이 아니라, 아이들이 놀거나 야구를 접할 수 있는 공간, 혹은 시설을 설치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자가 욕먹는 이유는 '단순 정보가 권력'이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각종 정보의 공개, 혹은 공유로 인해 '정보의 해석'이 중요한 부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자 자신이 원해서 스포츠 부분을 지원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맡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 스포츠에 대한 이해도 등이 관심이 있는 일반인보다도 못한 것도 기자가 욕을 먹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목동야구장 홈런볼은 그림의 떡"과 같이 "성장=善"이라는 천박한 철학이 여전히 이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몹시 못마땅하기에, 한번씩 눈에 띌 때마다 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흔히들 스포츠 신문이 찌라시의 대명사로 군림하고 있지만, 조중동은 말할 것도 없고 한겨레 등도 그 카테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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