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지난 29일, 워싱턴 내셔널스의 새로운 홈구장인 '내셔널스 파크'가 첫 선을 보였다. 몬트리얼 엑스포스를 이어받은 내셔널스는 워싱턴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2008년까지 새로운 구장을 신축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워낙 비인기팀인데다가 뉴욕의 두 팀이 한꺼번에 새 구장을 건립중인 상황이라 아마 상당수의 야구팬들은 워싱턴의 새 구장 소식이 금시초문으로 여겨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셔널스 파크의 개장은 분명 지금보다는 더 주목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건이다. 대체 이 팀이 제대로 된 구장을 가져본 지가 언제였던가. 몬트리얼을 연고지로 사용하던 시절, 엑스포스 -현재의 내셔널스- 는 1977년부터 올림픽 스타디움을 홈으로 사용했다. 메이저리그 최악의 구장 가운데 하나였던 이 경기장은 MLB에는 흔치 않은 인조잔디에 개폐 가능한 지붕이 덮인 형태로 지어졌다. 구장 자체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캐나다 몬트리얼 지역이 아이스 하키가 꽉 잡고 있는 동네인지라 야구팀이 인기를 얻기 힘든 환경이었다는 부분이었다. 아마도 많은 야구팬들은 2000년대 몬트리얼이 막장까지 갔던 시기에 엑스포스 홈 경기의 텅 빈 관중석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후 워싱턴으로 연고지를 옮긴 내셔널스는 과거 워싱턴 세네터스가 쓰던 RFK 스타디움을 한동안 빌려 쓰게 된다. 그런데 이 구장 역시 올림픽 스타디움 못지 않은 극악의 구장이었다. 일단 펫코 파크 저리가라 할 만큼 광활한 외야 넓이 때문에 타자들이 스탯에서 엄청난 손해를 봐야 했다. 2007년 득점 팩터 27위, 홈런 팩터 30위로 공격 팩터 면에서 RFK는 거의 최악의 조건이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또한 이 구장은 중계방송하기 가장 조건이 나쁜 구장이기도 했는데, 이건 아마 워싱턴 게임 중계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이 구장은 센터방면 펜스 뒤쪽에 카메라 설치하는 자리가 없어서, 방송사에서는 정상적인 위치보다 훨씬 위쪽에 카메라를 달고 중계방송을 해야만 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피눈물나는 화면 구도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차이가 느껴지는가? 일반적인 중계방송 화면보다 투수와 타자의 크기가 훨씬 작고, 위에서 내려다본 듯한 구도로 되어 있다. 이 화면으로 계속해서 야구를 보고 있다보면, 내가 시청자가 아니라 야구장 제일 싸구려 자리에서 망원경 들고 시합을 구경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된다. 이런 화면을 제공하니, 나쁜 팀 성적과 맞물려 내셔널스의 중계방송 시청률이 바닥을 긴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제 새 구장 내셔널스 파크가 있는한, 그동안의 모든 치욕과 수모의 날은 더는 없다. 남쪽 의사당 거리와 아나코스티아 강 근처에 자리한 이 구장은 워싱턴 주민들이 실로 오랜만에 갖게 된 '야구장다운 야구장'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사진을 통해 보면서 이야기하도록 하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외야 우편에 자리한 대형 전광판. 좌측 뒤편으로는 캐피톨 빌딩이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초현실적인 넓이의 외야를 자랑하던 RFK와 달리, 지극히 상식적인 평수의 외야와 파울 지역.
라스팅스 밀리지가 구장 넓이에 불만을 품고 잔디 풀을 뜯어먹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외부에서 바라본 모습. 지역 경관에 잘 어울리는 심플하고 모던한 느낌의 외장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사적인 첫 입장 손님이 팀의 새 마스코트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장이 첫 선을 보인 볼티모어와의 시범경기, 라이언 짐머맨이 한 팬의 모자에 사인을 해서 돌려주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8개월 된 딸을 데리고 응원 중인 열성팬 가족.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중석 맨 꼭대기에서 바라본 모습. 비록 시범경기지만 많은 관중이 새 구장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왔다. 내셔널스 파크는 4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졌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프로그램 북 팔아요~" 새 구장 게임 프로그램을 판매중인 직원 라킨 씨.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념 촬영 중인 꼬마 팬. 이 꼬마는 앞으로 내셔널스 파크를 평생 찾아올 중요한 고객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입구로 몰려드는 팬들. 우리동네에 새 야구장이 생긴다면 그 기분이 과연 어떨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스코트가 결국 꼬마를 울렸다. 울 만도 하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네터스의 스타, 구스 고슬린의 사진 옆을 내셔널스 저지를 입은 두 팬이 지나가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에... 이 구장은 워싱턴 야구의 새로운 시작이며... 일장 연설 중인 사장 스탠 카스텐 씨.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장 메이어 펜티의 시구. 내셔널스 파크에서의 첫 투구이기도 하다.
정식 개막전에서의 시구는 알려진대로 '조지 부시'가 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테이프 커팅... 이라기보다는 봉제 작업 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곧 오픈할 예정인 구장 내부 레스토랑. 워싱턴 관료들이 와서 이용해도 될 만큼 고급스러운 시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카이 박스. LCD부터 조리대까지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


내셔널스 파크는 워싱턴 야구사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선 팀 성적에서의 향상을 기대해볼 수 있다. 홈 팀의 이점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문제적 구장에서 경기를 하던 내셔널스 선수들은 보다 나은 환경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특히 타자들의 경우에는 장타율이나 팀 득점 면에서 이전보다 향상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이런 변화는 NL 동부지구의 앞으로 판도에도 어느정도 의미있는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막장을 달리던 중계방송 역시 보다 질좋은 영상을 시청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시청률이나 팀의 인기도 면에서도 이전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정치의 도시인 워싱턴 지역에 이처럼 아름다운 야구장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다. 그간 몬트리얼 시절부터 내셔널스 팀은 지역민들에게 있어 '언제든 다른 곳으로 떠나버릴 수 있는' 존재처럼 여겨졌다. 지역민들이 팀에 애착을 갖고 열성적인 응원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새 구장 완공은 지역민들이 내셔널스를 지역의 자산으로 여기게 하고 충성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남은 것은 내셔널스가 오랜 암흑기를 걷어내고, 새 구장에 걸맞는 아름다운 성적을 내는 일 뿐이다. 전망은 좋다. 지난해 내셔널스는 33경기째부터 마지막 게임까지 128경기 동안 64승 64패의 끈끈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젊은 선수들이 작년보다 더 성장한 모습만 보여준다면, NL 동부는 결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격전지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새 구장에서 맞는 2008 시즌, 내셔널스의 선전을 기원해 본다.


Copyright By 기호태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기호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