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 양대리그에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포수는 이반 로드리게스와 러셀 마틴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내셔널리그의 경우에는
처음으로 수상한 러셀 마틴이 아닌 애스트로스의 브래드 아스머스가 2연패를 하지 않겠나 예상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리고,
타이거스의 이반 로드리게스는 통산 13번째로 황금장갑을 차지하였지만, 일각에서는 수비가 과대평가된 대표적인 포수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런데, 우연히 웹서핑 - 해외 야구 사이트의 링크타기를 하다가, 매우 흥미로운 곳을 발견했다. 포수와 관련된 블로그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How Valuable is Blocking Pitches?이 다. 2007년 시즌에 포수의 블로킹 성공율과 그로 인해 막은 실점 등을 측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블로킹이란, 투수가 던진 볼이 지면에 바운드되었을 때에 글러브나 몸으로 그 공이 뒤로 빠지지 않도록 막는 플레이이다. 누상에 주자가 있을 경우에 최소한 하나의 베이스를 허용할 수 있기에, 투수의 와일드피칭을 막는 능력은 포수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이다. 포수의 블로킹 능력이 뛰어날 경우에는 주자가 3루 등에 있는 상황에서도 투수가 싱커나 포크, 스플리터 등 급격하게 떨어지는 볼을 마음놓고 구사할 수 있다.
Tango on Baseball의 run expectancy chart에 따르면, (1999~2002년까지의 수치로 지금 현재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포수가 와일드피치를 포함해서 패스드볼을 범했을 때에 실점 가치는 0.27에 해당한다고 한다. 2007년에 리그 평균 블로킹율은 86%이고, 이닝당 블로킹을 할 수 있었던 기회도 0.27이었다. 그리고, 포수인 점을 들어서 일반적인 150경기가 아닌 120경기를 이 블로거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 120경기를 포수의 풀시즌으로 본다면, 블로킹을 할 수 있었던 기회는 292회이고, 2007년에 실제로 120경기 이상을 출전한 포수가 12명에 불과했다. 그래서, 블로킹 기회가 100회 이상이었던 포수로 제한해서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2007 년에 가장 블로킹 능력이 뛰어났던 선수는 트윈스의 백업 포수인 마크 레드먼드였다. 하지만, 그가 백업 멤버로 적은 출장수를 기록한 점을 생각하면, 실질적인 1위는 레드삭스의 제이슨 배리텍이라고 볼 수 있다.그 뒤로 수비형 포수의 대명사인 브래드 아스머스와 그렉 존, 야디어 몰리나 등 수비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선수들의 이름을 볼 수 있다. 반명에, 수비형 포수로 말해지고 있는 크리스 스나이더, 벤지 몰리나 등은 하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뜻밖에도 공수를 겸비한 골드글러브의 단골인 이반 로드리게스는 꼴지를 차지하였다.
사실 블록율과 같이 퍼센테이지로 나타내고 있는 수치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가령 제이슨 배리텍과 브래드 아스머스, 게리 베넷은 같은 93%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닝과 블록을 할 수밖에 없는 기회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브래드 아스머스나 게리 베넷 등이 제이슨 배리텍과 비슷한 이닝에 출장했을 때에 그보다 더 높은 블록율을 기록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체력적인 부담 등으로 더 낮은 블록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이다. 즉, 단순히 블록율이 높다, 혹은 낮다만으로 누가 더 낫다고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블록율 이상으로 이닝이나 블록의 기회, Blocks AA(Blocks Above Average, 평균 블록보다 더 많이 한 횟수)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Blocks AA에서도 제이슨 배리텍이 독보적인 1위이고, 브래드 아스머스, 야디어 몰리나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또한, 그렉 존, 마크 레드먼드, 제럴드 레어드, 브라이언 슈나이더 등도 두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블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는 제이슨 켄달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브라이언 슈나이더, 제럴드 레어드, 러셀 마틴, 야디어 몰리나 등이 차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부분을 보고서 개인적으로는 메츠나 브루어스가 이번 오프시즌에 브라이언 슈나이더와 제이슨 켄달을 영입한 이유를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전 - 이미 웬만한 팬이라면 눈치를 채고 있겠지만 - 에 제이슨 배리텍과 관련된 기록을 좀 더 살펴보자. 제이슨 배리텍이 2007년에 블로킹으로 실점을 막은 것은 5.53이고, 120경기로 환산했을 때에는 5.52이다. 레드삭스가 2007년에 기록한 팀 실점은 657으로 양대 리그를 합쳐서 최소 팀 실점이었다. 솔직히 한 시즌 657실점에 5.52가 추가된다고 해도 큰 변화는 없다. 최고 레벨이 꼴랑 5점 정도밖에 되지 않기에, 블로킹을 조사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거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블로킹에는 중요한 요소가 함축되어 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포수의 블로킹 능력이 좋을 경우에는 투수가 포크나 스플리터, 싱커 등과 같이 폭투나 포일의 위험성이 있는 볼을 마음껏 던질 수 있다. 즉, 어떤 상황 - 어느 루상에 주자가 있던 없던 투수가 구사할 수 잇는 구종의 폭이 넓어진다. 또한, 이것을 역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투수의 구종이나 코스 등은 투수가 아닌 포수가 선택하고 있다. 결국, 블로킹 능력이 뛰어난 포수는 어떤 상황에서던 투수가 던질 수 있는 구종을 최대로 보장해주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볼 경우에는 블로킹 능력에 따른 실점 방지가 단순히 그 수치만이 아니라, 더 많은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블로거도 인정하고 있듯이 상황별 - 루상에 주자의 유무 등에 따른 블록 기회나 그 성공율 등이 있다면, 좀 더 유의미한 수치가 될 수 있지만, 아쉽게도 그 부분은 알 수가 없다. 이 세부적인 수치들이 있다면, 어떤 포수가 자기 - 즉, 포수 중심의 리드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투수 중심의 리드를 하고 있는지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유추해보는 정도가 될 수밖에 없다. 흔히들 포수의 수비력을 이야기할 때에 수비율이나 도루저지율, 포수 방어율 등이 그 근거로서 이야기되고 있지만, 수비율은 실제 수비 능력고난 거리가 멀고, 포수 방어율이나 도루 저지율 역시 마찬가지이다.
특히, 도루를 허용하거나 아웃을 시키는 것은 다들 잘 알고 있지만, 온전히 포수만의 책임이 아니다. 투수의 견제 능력이나 투구폼, 구종 등이 포수의 어깨나 정확성만큼이나 중요하다. 게다가, 도루 저지율은 이 블로킹 능력과도 연관되는 점이 있다. 자기 중심적인 포수는 주자가 1루 등에 있을 때에 도루에 대비해서 패스트볼 위주로 볼배합을 한다. 반대로, 투수를 중심에 두고 있는 포수는 타자와의 대결 자체에 집중한 볼배합을 한다. 즉, 블록할 기회가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루상에 주자가 있던 없던 스플리터계의 뚝 떨어지는 변화구를 투수에게 요구한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2007년 포수 필딩 스탯(출처 : ESPN)
2007년에 도루 저지율이 가장 좋았던 조지마 켄지나 이반 로드리게스, 미겔 올리버 등의 경우에는 거품이 존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블록까지 포함해서 평가할 경우에는 수비율은 낮지만, 러셀 마틴이나 제럴드 레어드가 좀 더 높은 가치를 지닌 포수일 수도 있다. 또한, 블록율은 매우 낮지만, 거의 300 기회에 가까운 벤지 몰리나의 경우에는 수비형 포수라고 할 수 있다. 메츠가 폴 로두카에서 브라이언 슈나이더로 교체한 것은 분명히 투수들에게 플러스가 되는 긍정적인 무빙이었고, 물어깨인 제이슨 켄달을 브루어스가 선택한 것 역시 투수 리드에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통산 13번이나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이반 로드리게스의 경우에는 흔히들 공수를 겸비한 완벽한 포수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수비 - 특히, 투수 리드는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비율이나 도루 저지율에 의해서 지금까지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타이거스의 선발진이 기대만큼 성장을 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반 로드리게스에게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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