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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오고 나서 한참이 지났습니다. 하루 일정으로 잡힌 경기가 원래 다섯 경기에서 한 경기 취소로 네 경기가 되었기 때문인지, 지난 주와 동일한 세 경기를 뛰었지만 지난 주는 구심 둘에 루심 한 경기였던 데 반해 어제는 구심 한 경기에 루심 두 경기였기 때문인지, 지난 주에 비하면 피로도는 덜한 편이라고 자평이 되는군요. 그렇지만 귀가 후 샤워하고 밥먹고 누워서 새벽까지 비몽사몽했던 것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만...

  아침 첫 경기를 마스크를 쓰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날씨가 아침 나절부터 더워졌기에 내심 다행이구나 싶더군요. 인근 다른 구장은 산과 언덕에 둘러싸인 곳이라 제법 쌀쌀했다는데 말이죠. 원바운드 공에 레그 가드 한 방, 타자의 몸에 맞은 공이 굴절되어 가슴 프로텍터에 정통으로 한 방, 파울볼이 오른쪽 어깨 위를 스치는 것 한 방을 맞았습니다. 지난 주에는 더 심했죠. 파울볼에 왼팔 하박 쪽에 한 방에 오른쪽 허벅지(보호구가 없는 부위)에 한 방, 마스크에도 두 방을 맞아 정신차리가 어려웠었다는... 그러고 보니 지난 주에 팔에 맞은 부위의 멍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네요......;;;
  어제는 첫 경기에서 투수의 어설프디 어설픈 2루 견제 동작에 대해 보크로 선언되도 할 말 없다는 경고 발언 외엔 심판과 선수들이 얽힐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스트라이크-볼이나 아웃-세이프, 파울-페어 건은 항상 있는 일이기에 딱히 늘어놓을 만한 건 없었지만, 어제 구장으로 처음 배정되신 저보다 한 해 더 먼저 시작하신 분이 두번째와 세번째 경기에서 구심으로 들어가셔서는 참으로 아스트랄한 스트라이크 존을 운영하신 까닭에, 경기 당사자 팀들의 갸웃거림을 짜증섞인 항의로 바뀌지 않고 너털웃음으로 이해시키고 넘어갈 수 있도록 경기 중에 지속적으로 위로의 멘트를 날렸기 때문인지, 제가 루심으로 들어가지 않은 두번째 경기에서는 결국 경기 마지막 순간에 한쪽 팀에게서 안 좋은 발언이 터져 나왔지만, 제가 루심으로 투입된 세번째 경기에서는 선수들의 협조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하지만 내야에 루심으로 들어가서 보이는 대략의 스트라이크 존(1심제로 나설 때 취하는 포지션을 가지고서 보는)을 가지고 보기에도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순간이 7이닝제 한 경기(이 경기는 실제 5, 6회까지 진행)에서 예닐곱 번 이상이라면 문제가 되는 것이 맞는 거죠. 같은 심판으로서 리그 팀원들의 심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피해야 했기에 경기 당사자들에게 위로 멘트는 자주 했지만 정작 당사자 심판에게 직접 이야기는 안 되더군요. 나이도 저보다 이십 년 이상 위인데다 심판학교도 동기로 수료했고 저보다 한 해 먼저 사회인야구심판 일을 시작한 이에게 다른 것도 아닌 스트라이크 존을 가지고 논쟁을 한다는 것은 자제하데 되더라는... 거기에 2심제 포메이션에서 구심으로 뛰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홈플레이트 제 자리에서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기도 뭣하고... 그분에게는 어찌 비춰질진 모르지만 가급적 일상에서의 대화 외엔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것이 최선이었다죠. 경기가 끝난 후 같이 귀가길에 올랐으면 하는 바램이셨는데 경기가 아직 종료되지 않은 인근 구장에 가겠다고 말씀드려서 먼저 귀가하시도록 했습니다. 나이로도 어른이고 심판으로도 굳이 따지면 저보다 고참인데 심판으로서는 아직도 초보나 다름없는 뻣뻣함을 보이시는 것에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괜한 성토 분위기의 귀가길이 될까 우려스럽더라는...

  네번째 경기의 루심으로 들어간 경기에서는 유달리 루상에서의 태그 플레이에 대한 재정으로 어려운 것이 많았습니다. 공교롭게도 한쪽 팀 선수들의 슬라이딩이 과감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이면서도 정황마다 가장 최적의 동작을 취하면서 송구가 먼저 베이스 위에 도착해도 태그까지의 동작이나 시간 소요 등의 미세한 차이로 거의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는... 그것이 거의 한 베이스 위에 한 명의 야수의 동작에서 연달아 나오니 해당 야수의 표정이 붉으락푸르락 되더군요. 본인은 베이스 위에 주자보다 먼저 와서 정확히 송구를 받아 태그를 하니 기분상 모두 아웃으로 생각했을텐데 모두 세이프를 콜해 버리면 답답했을 테죠. 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심판운]이라고나 할까. 태그 여부보다 타이밍상 아웃이면 태그가 정확하지 않아도 아웃을 콜하는 이들을 만나 왔던 이들이 저같은 사람 - 내야에서 그 베이스 상에서밖에 플레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서면 주자가 여럿 있어도 그 베이스로 뛰어가서 최적의 각도와 거리를 유지하고 터치 여부에 터치 부위까지 확인하고 재정을 내리는 - 을 만난 것이 불운이었다고밖엔... 그나마 지난 주에는 스와입 태그를 아웃이라고 선언하는 사소한 미스가 있었던 것을 생각했기에, 어제는 몸은 만만찮게 피곤하고 먼지를 먹어 입이며 목이 건조해지고 까칠해지는 상황에서도 모든 정황과 동작을 읽어내고 재정을 내린 부분도 하필 그쪽 팀에게 유달리 손해가 가는 쪽으로 나오더라는.

  경기가 종료된 뒤 아직 경기가 진행중인 인근 구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예정된 다섯 경기 중에 1심제 경기만 세 경기가 배치되었기 때문인지 세 명의 심판원이 배정되었음에도 두 분이 구장 밖에서 캐치볼을 하며 무료함을 달래더군요. 같이 이동한 심판원 한 분과 (이동한 곳이 아닌 경기를 치른 곳의) 운영 겸 기록을 하시는 분과 더불어 마침 뒤에 놓인 간식거리로 꺼진 배를 채우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는. 화제야 이번 5월에 예정된 전국한마당축전에 대한, 엊그제 목동에 배정되어 2008년도 MBC ESPN 연예인 리그 토너먼트 경기를 치른 분들의 경기 중 뒷이야기들(새로이 그라운드며 1층 뒷쪽의 공간이 완전히 탈바꿈한 목동구장 이야기도 제법 화제거리에 올랐다죠), 새로 제작하기로 결정된 바람막이옷에 대한 이야기가 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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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가 전에 배정담당 총무님께 이런저런 사항들을 보고하는 문자를 보내면서 다음 주부터 한 달은 배정에서 제외해 달라는 내용을 동봉했습니다. 일하고 있는 곳(학원)의 시험대비 일정에 의하면 3주 일요일 보강 중 두 차례만 나오면 된다고 하지만 거기에 들어갈 작업까지 고려하면 일요일에 체력이나 기력을 소모할 상태가 안 되는군요. 예년 같았으면 일년에 시험대비 14~16주 정도를 배정에서 제외받고는 했는데 올해는 일의 특성상 여름이 되면 시즌이 끝날 때까지 거의 배정제외가 될 듯도 싶네요. 중간중간 극히 여유가 있을 때만 배정해 달라고 청을 넣을지는 몰라도 말이죠.
  그렇게 된다면 [일지] 형태의 글은 쓰기가 쉽지 않겠네요. 주중(토요일 포함) 퇴근시간도 늦는데다 작업 강도도 만만한 편이 아니다 보니 잠에 빠지면 다른 것을 챙기기가 어려울 정도로 뻗어버리고 마니... 벌써 MLB 시즌도 시작된지 한 주가 지났는데 - 보스턴:오클랜드의 일본 개막전 말고 - 케이블 채널에서 MLB 경기를 제대로 본 것이 한 경기도 없다는 것은 확실히 생활리듬에도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포스트에는 사진이 거의 없는데, 지난 번 배정되어 리그 운영과 기록을 맡으신 분께서 디카로 찍은 사진을 올려볼까 싶습니다. 제 사진이 들어간 것을 넣을까 말까 망설여지는군요... 참고로 이것은 2주 전에 찍힌(ㅡㅡ)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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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중에 어떤 구심이 저일까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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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otz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