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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5월 8일이 '어버이 날'이지만, 미국은 5월 두번째 일요일이 '어머니의 날'이고, 6월 3번째 일요일은 '아버지의 날'이다. 즉,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이번 5월 11일이 '어머니의 날'이다. 이번에도 메이저리그는 유방암 박멸 캠페인을 위해서 원하는 선수에 한 해서 핑크 배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사실 한국에서는 '어버이 날'은 낳아 주고 길러 준 부모의 깊은 사랑을 기리는 날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이것은 본래의 '어버이 날'이 가진 의미와는 상당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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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어머니의 날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07년 5월 12일 버지니아주의 안나 자비스라는 소녀가 어머니를 기리는 의미로, 그 기일에 생전에 어머니가 좋아하던 흰 카네이션을 참석자들에게 나누어 준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이후, 안나 자비스는 어머니의 사랑에 보답하자는 운동을 펼쳤고, 1910년에는 버지니아주를 시작으로 해서, 1914년에는 마침내 미국의 기념일로 제정되었다. 또한, 이것이 미국을 벗어나서 전세계로 확대되면서, 한국에서는 5월 8일이 '어버이의 날'로 기념되고 있다.

그런데, '어머니의 날'이라고 알려진 이 이야기는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다. 안나 자비스의 어머니인 앤 자비스는 단순한 가정주부가 아닌 사회운동가였다. 1852년에 목사와 결혼한 그는 1858년에 'Mother's Day Work Club'이라는 단체를 결성하였다. 이 단체는 병자를 위해서 모금 활동을 펼치거나 우유와 식품 등에 대한 검사를 하는 등 공공위생을 위해서 활동하였다. 그리고, 남북전쟁 당시에는 정치적인 중립을 선언하고, 남북 양쪽의 부상병을 간호하였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서로 총부리를 겨누었던 남북의 병사들과 시민들을 초대해서, 전쟁으로 인해 생긴 서로의 불신과 적대감을 없애기 위한 'Mother's Friendship Day'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앤 자이비스의 자식은 안나 자비스를 비롯해서 10명이나 있었다. 그 중에서 여덟 명을 전쟁과 병으로 잃을 수밖에 없었던 그로서는 자신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만인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으로 승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앤 자비스의 헌신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한 리퍼블릭 찬가를 지은 여성 사회 운동가으로 유명한 줄리어 워드 하우가 1870년에 "남편과 아이를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로 전쟁터에 보내지 말자"면서, 'Mother's Day Proclamation'을 발표하였다. 줄리어 워드 하우의 발표 이후로, 앤 자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리고, 앤 자비스의 사후 2년 후인 1907년 5월 12일에 그의 딸인 안나 비스는 어머니가 일요학교의 교사로 활동한 교회에서 어머니를 추모하는 의미로 흰 카네이션을 나눠주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어머니 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위한, 또한 세상의 평화를 위한 '어머니의 날'을 제정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1914년에 국가적인 기념일로 제정되었다. 하지만, 세상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가진 '어머니의 날'이 단순히 가족을 위해 노력한 어머니에게 감사하는 날로 축소 왜곡되게 된 것은 상업주의와 정치가들 때문이었다.

군수 자본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정치가들로서는 그 이유가 어떻게 되었던 모든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것은 자신들의 밥통을 발로 뻥 차는 것이었기에, 그 의미를 가족애로 한정시키고 싶었다. 또한, 돈이 된다면 뭐던지 상품화하는 자본주의는 어머니에 대한 감사도 물질적인 선물로 본말을 전도시켰다. 실제로, 1923년에 열린 '어머니의 날'의 행사에서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어머니의 상징인 흰 카네이션 한송이가 당시로서는 고액인 1달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목격한 안나 자비스는 절망과 분노를 느꼈다. 결국, 그는 본말전도된 '어머니의 날'을 폐지시키기 위해서 재판을 벌였다.

하지만, 재판에서는 그가 패배하면서,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고, 오로지 상업화된 '어머니의 날'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1948년에 숨을 거둔 안나 자비스는 "나는 내 자신이 만든 어머니의 날이 상업화되는 것을 막는 것으로 어머니의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었다."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와 같이 '어머니의 날'에는 평화에 대한 사랑이 상품화되고 있고, 또한 단순히 가족애적인 의미로 축소 왜곡되고 있다. 이렇게 축소 왜곡된 '어머니의 날'을 되살리기 위해서 미국 등에서는 1980년대 이후로 핵폐기나 전쟁 반대 등의 퍼포먼스를 펼치는 사회 단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사람들은 21세기가 평화의 세기가 되기를 기대했지만, 1/10도 되지 않은 지금까지도 전쟁과 그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있다.

이번 '어버이 날'에는 카네이션 등에 '어버이의 은혜, 감사합니다' 등과 같은 문구가 아닌 '평화'라던지 어머니와 같은 '자연'에 대한 사랑, 혹은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개방에 대한 정치적인 의사 표현을 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그 거창한 말에 겸연쩍어 하시는 부모님에게 그 의미를 설명하는 것이야말로 가족의 울타리를 넘어서 진정한 '어버이 날'을 되새기는 하루가 되지는 않을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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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손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