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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에 미국의 경제지인 포브스는 메이저리그의 30개 구단의 가치 총액은 141억 4,900만달러로, 평균 4억 7,200만달러라고 발표하였다. 모기업의 홍보 수단 이외에는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달나라의 이야기이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캐나다나 중남미, 일본 등 전세계를 시장으로 삼고 있는 메이저리그와 한국이라는 협소한 시장을 가진 한국 프로야구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 규모에서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러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혹은 메이저리그는 흑자를 넘어서 연일 잭팟을 터트리고 있는 것에 비해서, 한국 프로야구는 적자에 허득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 이유로는 TV 방영권료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시장의 규모에서의 차이가 근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근본적인 차이보다는 프로야구에 대한 근본적인 마인드에서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 벽)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 넘사벽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중요하게 취급하고 있는 대의 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 혹은 공익 연계 마케팅에서 확연히 알 수 있다. 그 실례로서 '어버이 날'과 관련된 이벤트를 통해서, 한국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사이에 존재하는 '넘사벽'의 실체를 살펴볼 생각이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한국에서는 5월 8일이 '어버이 날'이지만, 미국에서는 '어버이 날'이 분리되어 있다. 5월 둘째주 일요일은 '어머니의 날'이고, 6월 셋째주 일요일은 '아버지의 날'이다. 한국 프로야구와는 달리 메이저리그는 '어머니의 날'과 '아버지의 날'을 중요한 이벤트로 취급하고 있다.

유방암을 삼진으로, 전립선암을 담장 너머로

메이저리그는 2005년부터 수산 G. 코멘 유방암 기금과 파트너 쉽을 체결하고서, '스트라이크 아웃 챌린지'를 실시하고 있다. '스트라이크 아웃 챌린지'는 어머니의 날을 전후로 일주일 간에 열리는 경기를 대상으로, 메이저리그의 팬들로부터 유방암 기금에 지원한다는 약속을 받는다. 그리고, 이 기간 중에 경기에서 나온 탈삼진 숫자에 팬들의 약속 숫자를 곱한 금액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수산 G. 코멘 유방암 기금에 기부하는 것이다.

또한, '어머니의 날'에는 전 선수들이 가슴에 핑크색의 리본 마크를 붙이고, 리스크밴드를 사용한다. 게다가, 2006년부터는 원하는 선수에 한해서 핑크 배트를 이 날만큼은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 핑크 배트의 사용을 생각해낸 사람은 배트 제조 회사인 루이빌 슬러거의 사장인 존 힐러리치로, 자매 회사인 TPS 하키가 핑크색 스틱을 주말에 치뤄진 NHL의 경기만으로 10만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조달한 것에서 힌트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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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핑크 배트의 가장 큰 특징은 의무적이 아니라 선수 개인의 선택 사항이라는 점이다. 유방암 박멸 캠페인에 동의하고, 참가하고 싶은 선수만 이 핑크 배트를 사용한다. 작년에는 200명 이상의 선수가 핑크 배트 사용에 동참하였다. 또한, 경기가 끝난 후에는 자신이 사용한 배트에 사인을 해서, MLB.com을 통해서 경매에 부쳐지고, 그 수익은 수산 G. 코멘 유방암 기금에 기부된다. 그 뿐만이 아니라 각 팀의 로고와 그 팀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의 사인이 들어간 핑크 배트도 MLB.com을 통해서 판매되고 있다.

'어머니의 날'과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날'에도 메이저리그는 면도용품으로 유명한 질레트와 전립선암 기금과 손을 잡고, '홈런 챌린지'를 실시하고 있다. '홈런 챌린지'도 '스트라이크 아웃 챌린지'처럼 미리 야구팬들이 전립선암 기금에 지원을 약속하고, 그 숫자에 행사 기간 중에 나온 홈런수를 곱한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또한, 선수들은 하늘색 리본 마크와 리스크밴드를 착용한다.

상업성과 공익성 사이에서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이 두 행사가 메이저리그 차원에서 성대하게 치뤄지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였다. 그 당시에는 덕아웃의 벤치에 행사 로고를 붙이거나 그라운드에 페인트를 하는 수준이었지만, 2006년부터 각각의 행사를 상징하는 핑크색이나 하늘색 등을 구장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또한 각 베이스에도 로고 마크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각 베이스에 로고 마크라는 부분에서 아마도 스포츠 비즈니스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들은 2004년에 있었던 '스파이더맨 2 해프닝'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2004년 5월 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영화 '스파이더맨 2'의 개봉에 발맞추어서,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SPIDER MAN 2'라는 로고가 박힌 베이스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이 광고로 1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손에 넣을 수 있었던 양키스를 비롯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였다. 게다가, 당시 브루어스의 오너였던 버드 셀릭 등에 의해서 메이저리그에서 퇴출되었던 전 커미셔너인 페이 빈센트는 "이것은 야구의 신성을 모독하는 행위이다. 야구의 전통을 지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발언을 언론들은 대서특필하였고, 결국 버드 셀릭은 그 다음날 이 계획을 백지화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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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매년 4월 15일에 열리는 '재키 로빈슨 데이'에서는 희망자에 한해서 현재 전구단 영구결번인 42번을 달고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역시 MLB.com을 통해서 경매에 부쳐지고 있다. 결국, 노골적인 광고는 허용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즉 공익성이 담보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00년과 2004년, 2008년에 일본 토쿄돔에서 열린 일본 오프닝 시리즈에서는 유니폼에 광고를 부착하였다. 시즌이 끝난 후에 열리는 미일 올스타전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서 헬맷 등에도 광고를 붙이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노골적인 광고에 대한 거부감은 미국 내로 한정되고 있는 모순을 볼 수 있다.

미국 내에서의 규정과 미국 밖에서의 규정에 차이가 나는 경우는 메이저리그뿐만이 아니기에, 미국이라는 나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KBO는 무엇을 하는 단체인가?

반면에,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어버이 날'인 5월 8일에 어떤 행사들이 있었을까? 트윈스와 와이번스의 잠실 경기에서 트윈스의 투수인 이승호의 아버지가 시구를 하는 등 각각의 구단이 독자적인 행사를 가졌을 뿐이다. 리그 사무국인 KBO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또한, 베어스와 자이언츠는 11일에 잠실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양 구단 다 '올드 유니폼 데이'를 갖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여기에서도 KBO는 눈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 한국 프로야구의 리그 사무국인 KBO는 촛불이라도 들고 청계천을 단체로 나간 것인지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다.

프로스포츠가 독립적인 리그 사무국을 두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전인수식이 될 수밖에 없는 각 구단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리그 전체를 내다보고 행정 등을 펼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5월 4일에는 와이번스가 독자적으로 '돌핀스 데이'를 펼쳤다. 그 결과 와이번스는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빛바랜 사진 속의 한 장면을 재현하였지만, 그 상대인 히어로즈는 2008년 5월 4일의 지금 현재의 모습이었다. 팬들에게 일체감을 주기 위해서는 와이번스뿐만이 아니라 그 상대도 올드 유니폼을 입을 필요가 있었다. 즉, 5월 11일에 열릴 베어스와 자이언츠와 같은 형태가 정상적인 제대로 된 '올드 유니폼 데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리그 전체로 봤을 때에는 그 날 펼쳐지는 모든 경기가 '올드 유니폼 데이'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올드 유니폼 데이'를 하는데, 한 팀의 선수가 전부다 같은 과거의 유니폼이 아닌 시기적으로 각각 다른 유니폼을 입고 나왔을 때에는 보는 사람도 그렇고,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도 일체감을 가질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런 행사를 각 구단이 일치단결해서 시행하기에는 각각의 구단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경우도 있기에, 리그 사무국이 특정의 날들 - 한국 프로야구와 관련된 기념일이나 추석 등 - 을 정해서 그 날은 올드 유니폼을 입는 이벤트를 리그 전체가 시행함으로서 일관성과 통일성을 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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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 프로야구의 리그 사무국인 KBO는 이와 같은 리드십을 한번도 보이지 못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의 행태를 봤을 때에 리그 전체를 통솔할 수 있는 리드십 자체가 존재하는지도 의문스럽다. 각 구단이 기념하고 이벤트를 펼칠 일이 있고, 리그 사무국인 KBO가 통합적으로 시행할 일이 있다. 예를 들면, 2007년 5월 26일에 와이번스의 이만수 코치가 펼친 '팬티 퍼포먼스'는 개별 구단이 펼치는 이벤트이고, '올드 유니폼 데이'나 '어버이 날' 등 중요한 기념일의 이벤트는 KBO가 통괄해야만 하는 이벤트이다. 그런데도, 모든 이벤트는 각 구단의 몫이다.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도대체 한국 프로야구의 리그 사무국인 KBO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노골적으로 비유를 하면, 일개 구단의 프런트보다도 못한 무능한 조직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사회적으로 무능함에 질려 있는데, 프로야구에서도 무능한 조직을 볼 수밖에 없는 현실에 암담함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야구팬들이 양 손에 촛불이라도 들기 바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빈약한 상황 속에서 KBO의 관계자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수뇌부들은 '뇌송송 구멍탁'의 전형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입으로 온갖 욕을 퍼부어면서, 손으로는 최대한 자제하면서, 키보드를 두들기는 일이 오늘 하루로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이 글은 미디어다음 해외야구에 기고된 원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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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손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