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간으로 5월 16일부터 메이저리그는 인터리그에 들어간다. 인터리그란, 내셔널리그의 팀과 아메리칸리그의 팀이 맞대결을 펼치는 것으로, 예를 들면 뉴욕을 프랜차이즈로 두고 있는 양키스와 메츠가 경기를 가지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인터리그가 시작된 것은 1997년으로, 1994년에 있었던 파업으로 인해 추락한 인기를 되돌리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 인터리그가 시행되기 이전까지는 양대리그의 팀들이 맞대결을 펼치는 경우는 오로지 월드시리즈로 한정되었기에, 같은 지역을 연고지로 한 라이벌 팀 간의 매치업은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실제로 인터리그의 경우에는 보통의 시즌 경기보다 10% 이상 더 많은 관중이 야구장을 찾고 있다고 한다.
사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인터리그를 시행하겠다고 결정했을 때에, 상시적인 양대리그 팀 간의 맞대결로 인해 올스타전과 월드시리즈의 메리트가 약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타석에 설 일이 없던 아메리칸리그의 투수들이 내셔널리그의 룰로 치루어지는 경기에 타격을 하거나 월드시리즈나 올스타전 외에도 쉽게 볼 수 없는 양대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맞대결을 펼치거나 하는 등 신선함과 흥미를 유발시키면서, 메이저리그가 파업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다시 성장의 가도를 달리게 된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인터리그에서 최대의 볼거리는 뭐니 뭐니 해도 동일 지역을 프랜차이즈로 두고 있는 팀들 간의 라이벌전이다. 그 대표적인 라이벌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서브웨이 시리즈(뉴욕 메츠 vs 뉴욕 양키스) : 메츠의 세이스타디움과 양키스의 양키스타디움이 지하철로 연결된 것에서 명명된 시리즈로, 빅마켓 뉴욕을 본거지로 한 양 팀의 라이벌전은 인터리그 뿐만이 아니라 월드시리즈 등에서도 확실한 흥행 보증 수표이다. 2000년 월드시리즈에서 양 팀은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쳤고, 양키스가 4승 1패로 승리를 거두었다.
윈디시티 시리즈(시카고 컵스 vs 시카고 화이트삭스) : 오대호의 하나인 미시건호에서 부는 강한 바람으로 인해 시카고는 윈디시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고, 시카고에 프랜차이즈로 있는 컵스와 화이트삭스의 대결을 윈디시티 시리즈라고 부르고 있다. 양 팀은 1906년에 월드시리즈에서 만나서, 화이트삭스가 4승 2패로 승리를 거두었다.
프리웨이 시리즈(LA 다저스 vs LA 엔젤스) : 다저스의 LA와 엔젤스의 애너하임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는 고속도로인 '프리웨이'로 왔다리 갔다리 할 수 있는 것에서 따 온 이름이다. 최근에 엔젤스가 본격적으로 LA에 진출하면서 라이벌 의식이 더욱 더 고조되고 있다. 월드시리즈에서 양 팀이 맞대결을 펼친 적은 없다.
베이브릿지 시리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vs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가 베이브릿지로 연결된 것에 연유한 것으로, 1989년에 열린 양 팀 간의 월드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명명되었다. 그 시리즈에서는 어슬레틱스가 자이언츠를 스윕하였다.
론스타 시리즈(휴스턴 애스트로스 vs 텍사스 레인저스) : 텍사스주를 상징하는 것이 '론스타'이고, 텍사스주를 프랜차이즈로 두고 있는 양 팀의 대결을 론스타 시리즈라고 부른다. 월드시리즈에서는 단 한번도 맞대결을 펼친 적이 없기에, 지금 현재까지는 인터리그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식이다.
시트러스 시리즈(플로리다 말린스 vs 탬파베이 레이스) : 말린스와 레이스는 각각 플로리다의 마이애미와 세인트 피터스버그를 프랜차이즈로 하고 있기에, 플로리다의 명물인 '감귤'을 라이벌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레이스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월드시리즈를 밟은 적이 없기에, 이 두 팀 간의 대결이 이루어진 적은 없다.
I-70 시리즈(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vs 캔자스시티 로얄스) : 캔자스시티와 세인트루이스가 주도(interstate)인 70번으로 서로 연결된 것에 연유한 것으로, 때로는 미주리 시리즈라고도 부른다. 양 팀은 1985년에 열린 월드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펼쳐서, 로얄스가 4승 3패로 승리를 거두었다.
벨트웨이 시리즈(워싱턴 내셔널스 vs 볼티모어 오리올스) :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워싱턴으로 프랜차이즈를 이전한 2006년부터 시작된 시리즈로, 볼티모어와 워싱턴이 수도권 순환 고속도로로 연결된 것에서 따온 것이다. 양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경우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없다.
배틀 어브 오하이오(신시네티 레즈 vs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 오하이오주에 있는 신시네티와 클리블랜드를 프랜차이즈로 한 양 팀의 대결을 부르는 이름으로, 1794년에 있었던 백인(미국)과 인디언의 전쟁에서 백인이 승리를 거두면서, 오하이오가 미국의 확실한 세력권 안에 편입된 역사적 사실에서 명명된 이름이다. 양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이와 같이 같은 지역을 프랜차이즈로 두고 있는 팀들 간의 라이벌전 뿐만이 아니라, 전통의 라이벌인 양키스와 다저스, 1986년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메츠와 레드삭스 등도 팬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매치업이다. 게다가, 뚜렷한 라이벌 구도가 없는 팀들 간의 대결이라도 억지로라도 과거를 뒤져서 이벤트에 이용할 '꺼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예를 들면, 2000년 6월 10일에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로얄스와 파이러츠와의 경기에서 양 팀은 캔자스시티 모나크스와 피츠버그 홈스테이드의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모나크스와 홈스테이드는 메이저리그가 아닌 니그로리그에 있었던 팀으로, 지금의 양키스와 레드삭스와 같은 라이벌이었다. 즉, 양대리그의 만년 하위 팀으로서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생각해 낸 묘수가 바로 '니그로리그의 라이벌전'이었다.
5월 16일부터 벌어지는 2008년의 첫 인터리그 3연전에서도 알렉스 로드리게스, 데릭 지터 등의 양키스와 데이빗 라이트, 호세 레이예스 등의 메츠 간의 '서브웨이 시리즈', '벨트웨이 시리즈'(오리올스-내셔널스), '프리웨이 시리즈'(엔젤스-다저스), '론스타 시리즈'(레인저스-애스트로스) 등 같은 지역의 라이벌 팀 간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경기는 5월 18일의 인디언스와 레즈의 '배틀 어브 오하이오'이다. 양대리그의 방어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인디언스의 클리프 리와 레즈의 에딘슨 볼케즈가 외나무 승부를 펼치기 때문이다.
작년의 끝없는 슬럼프에서 탈출해서 6승 무패 방어율 0.67 등을 기록하고 있는 클리프 리와 올시즌 5승 1패 방어율 1.12, 57탈삼진 등으로 자신의 포텐셜을 터트리고 있는 에딘슨 볼케즈의 선발 맞대결은 그 승부를 떠나서 메이저리그의 팬이라면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는 빅매치이다. 안정감에서는 클리프 리가 앞서지만, 타자들의 천국인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벌어진다는 변수도 있기에, 그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클리프 리가 우세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여러분의 선택은? 또한, 5월 17일에는 다저스의 박찬호가 엔젤스와의 '프리웨이 시리즈'에 올시즌 첫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이 글은 미디어다음 해외야구에 기고한 원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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