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메이저리그도 벌써 전반기를 끝내고, 본격적인 플옵 경쟁이 펼쳐지는 후반기가 시작되었다. 지금까지의 2008 시즌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은 무엇일까?
위의 이미지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브랜든 웹이나 댄 하렌, A. J. 버넷 등 익숙한 이름도 있지만, 팀 린스컴, 저스틴 듀크셔, 에딘슨 볼퀘즈 등 뜻밖의 이름이 적지 않다. 지금 현재(이하 성적 기준일 7월 20일)까지 양대리그에서 두자리 수 승리를 거두고 있는 투수는 23명으로, 브랜든 웹이나 마이크 무시나, 로이 할러데이, 벤 시츠, 카를로스 잠브라노 등 부상만 없다면 두자리 수 승리가 보장된 단골 얼굴들도 볼 수 있지만, 조 선더스, 엔딘슨 볼퀘즈, 팀 린스컴, 저스틴 듀크셔 등과 같이 처음으로 10승대 투수가 된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게다가, 이전에 두자리 수 승리를 기록한 적이 있지만, '짝퉁 산타나'나 '홈 보이'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야유를 받던 어빈 산타나나 클리프 리, 카일 로쉬, 라이언 뎀스트 등은 올시즌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반면에, 눈 감고 던져도 두자리 수를 거둘 수 있다고 말해질 정도로 보증수표인 그렉 매덕스나 페드로 마르티네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 등은 부상과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운 등으로 두자리 수 승리는 커녕 은퇴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즉, 2008년 시즌은 그동안 지지부진한 느낌이 적지 않았던 마운드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맹렬하게 불어닥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말 2008년 메이저리그는 선발 투수 부분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한해일까? 그것을 실제로 검증하기 위해서, 10승을 처음으로 기록한 선발 투수들의 숫자로 한번 살펴보려고 한다. 사실 투수의 승리라는 것은 분업화와 세분화가 이루어진 현대 야구에서 선발 투수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두자리 수의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은 그만큼 한 시즌을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지지 않고 기용되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에, 세대교체를 엿볼 수 있는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1988 | 1989 | 1990 | 1991 | 1992 | 1993 |
1994 |
1995 |
1996 |
1997 |
| 17/79 |
16/73 |
26/79 |
16/79 |
15/72 |
23/82 |
3/37 |
18/60 |
13/71 |
22/73 |
| 1998 | 1999 | 2000 |
2001 | 2002 | 2003 | 2004 | 2005 | 2006 | 2007 |
| 21/78 |
25/82 |
23/85 |
25/77 |
24/79 |
25/89 |
20/86 |
21/86 |
19/85 |
17/75 |
불펜에서 두자리 수의 승리를 거둔 경우도 포함된 수치이지만, 가장 많은 신규 두자리 수 승리 투수를 배출한 해는 1990년이다. 1988년부터 2007년까지 구단 확장이 있었던 것은 1993년과 1998년이다. 즉, 1990년은 구단 확장과 무관하다는 점에서 큰 폭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1994년과 1995년에 신규 두자리 수 투수는 물론이고, 두자리 수 승리 투수 자체가 적은 이유는 노사 파업의 영향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30개 구단이 된 1998년 이후로는 전체적으로 두자리 수 승리를 거둔 투수가 80명 이상인 것은 지속적으로 신규 두자리 수 승리 투수들이 수혈되는 동시에 기존의 투수들 중에서 두자리 수 승리에서 탈락 - 기량 하락이나 은퇴, 부상 등이 많지는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단지, 2001년과 2002년에 전체 두자리 수 승리 투수가 70명대인 것은 기존 투수들 중에서 상당수가 은퇴했기 때문은 아닐지 싶다. 2003년 이후로 2006년까지 80명 중반을 기록하던 두자리 수 승리 투수가 2007년에 75명으로 급감하였고, 또한 신규로 유입된 경우도 17명에 불과했다.
| Year |
13 | 12 |
11 | 10 | 9 |
8 |
7 |
6 |
Total |
| 2008 |
0/2 |
3/5 |
1/6 |
3/10 |
2/9 |
5/14 |
9/23 |
10/27 |
33/96 |
지금 현재까지 이미 신규로 두자리 수 승리를 거둔 경우는 총 7명이고, 부상이 없는 한 거의 확실한 7승 이상을 거둔 경우도 16명이다. 또한, 확률적으로 50~60%인 6승에도 10명이 포진하고 있다. 6승까지 합칠 경우에는 총 33명이고, 케빈 그렉이나 J. P. 하웰 등 불펜 투수나 6승을 거두고 있는 신입들 중에서 50%가 실패한다고 해도, 28명이다. 즉, 올시즌에 두자리 수 승리에 수혈되는 새로운 얼굴은 최소 28명에서 최대 33명인 셈이다. 어느 쪽이 되던 1990년에 기록한 26명을 뛰어넘은 최다 인원을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올시즌에 유독 마운드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엔젤스의 조 선더스나 자이언츠의 팀 린스컴 등과 같이 작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신예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두번째는 오프시즌에 있었던 트레이드나 베테랑 투수들이 부상 등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빈자리가 다수 생기면서, 안정적으로 선발로 기용되고 있는 점이다. 레드삭스의 존 레스터나 브레이브스의 자이르 저젠스, 타이거스의 알만도 갈라라가 등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세번째로,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는데, 리빌딩에 들어간 어슬레틱스나 오리올스, 트윈스 등의 선발진이 대분발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슬레틱스는 2007년과 비교해서 조 블랜튼, 리치 하든 외에는 새로운 얼굴로 선발진을 꾸렸는데,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저스틴 듀크셔는 이미 10승을 거두었고, 다나 이블랜드와 그렉 스미스는 각각 7승과 5승을 올리고 있다. 오프시즌에 에릭 베다드 등과 결별하면서 마침내 리빌딩에 들어간 오리올스에서는 7승의 브라이언 버레스를 필두로, 각각 6승의 제레미 거드리, 개렛 올슨 등이 뒤를 받치고 있다.
요한 산타나와 결별하고, 게다가 프란시스코 릴리아노가 부상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트윈스는 신인인 닉 블랙번과 글렌 퍼키스가 7승을, 스캇 베이커와 케빈 슬로위는 6승을 올리면서, 화이트삭스와 뜨거운 지구 선두 경쟁을 펼치는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변수는 프란시스코 릴리아노과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경우에 10승을 거두고 있는 리반 에르난데스가 트레이드되지 않을 경우에는 신규 10승대 투수 후보 중에 한명이 마이너리그로 강등될 수밖에 없다.
사실 한 두 해 반짝이 아닌 오랫동안 두자리 수 승리를 거두는 경우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흔하지는 않다. 2008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마운드의 젊은 피들 중에서도 한때 10승 투수로 불리게 될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저스틴 듀크셔나 팀 린스컴, 에딘슨 볼퀘즈 등이 다승 뿐만이 아니라 방어율과 탈삼진 등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장기간 동안에 메이저리그를 호령할 존재들도 적지 않다.
10승을 기록하고 있는 리반 에르난데스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3승에 머물고 있는 그렉 매덕스 등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외치고 있고, 2009년에도 선발 로테이션의 한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30명대의 신규 두자리 수 투수가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2008년은 1990년대에 활약한 세대들을 밀어내고, 2000년대에 데뷔한 투수들의 세상이 되었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되지는 않을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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