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일본프로야구계의 화두는 구단합병과 리그재편이었습니다. 긴테츠 버팔로스와 오릭스 블루웨이브의 합병이 공식화된 이후에 롯데 마린스와 다이에 호크스의 합병과 단일리그로의 전환 등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지만, 요미우리를 제외한 센트럴리그의 팀들이 리그 재편에 급브레이크를 걸면서, 요미우리의 구단주인 와타나베의 구상을 물거품으로 만들었습니다.
한신이나 주니치, 요코하마 등 센트럴리그에 소속된 구단들로서는 요미우리의 인기를 통해서 얻어지는 반사이익과 요미우리 vs 안티 요미우리 구도인 현 일본 프로야구판에서 짭짤한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그런 그들로서는 구태여 자신들의 밥그릇을 줄일 이유가 없었기에 당연한 결과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들 일본프로야구는 요미우리와 안티 요미우리의 대결이라고 말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프로야구의 팬들 중에 60% 정도는 요미우리의 팬이라고 말해질 정도로,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일본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야구 명문(?) 구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미우리의 팬들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우승을 통해서, 그 반면에 안티 요미우리팬들은 요미우리 이외의 팀이 요미우리를 꺾고 우승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요미우리팬들의 입장에서는 요미우리는 절대적인 선이고, 나머지 11개 팀은 쓰러뜨려야만 하는 절대적인 악일 뿐입니다. 반면에, 안티요미우리 팬들로서는 절대 악 골라앗인 요미우리를 꺾는 팀이 절대 선인 다윗이 되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요미우리와 안티 요미우리라는 단순한 이분법적인 구분에 의해서 요미우리만을 위한 일본 프로야구라는 기형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왔습니다. FA제도, 대학출신의 구단 역지명 등등 요미우리가 우승을 할 수 있는 제도가 프로야구계 전체의 의견이나 이득이 아닌 요미우리 구단주의 의지에 의해서 자행되었습니다.
이렇게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일본 프로야구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은 요미우리 그룹의 막강한 자본과 정치적 연줄에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요미우리 그룹은 일본 제일 - 세계 제일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요미우리 신문과 스포츠 호치, 요미우리 TV, 니혼 TV 등으로 구성된 난공불락의 매스매디어 자본입니다. 이러한 매스매디어를 통해서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경기는 전국에 생중계되고, 뉴스의 중심이 되어서 일본을 대표하는 구단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일본에서는 거인군 巨人軍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다른 팀에는 OO軍이라는 말이 붙지 않는데, 요미우리 자이언츠에게만 사용되는 것일까?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전신인 [대일본 토쿄 야구 클럽 大日本 東京 野球 俱樂部]이 1935년 미국원정길에 올랐을 때에 명칭이 너무 어렵고 길다는 이유로 [토쿄 자이언츠]가 되었습니다. 그 후, 일본에 돌아와서는, 외국어 사용금지로 인해서 [토쿄 거인군 東京巨人軍]이 되었고, 1947년에는 기업명이 붙어서 [토쿄 요미우리 거인군 東京 讀賣 巨人軍]이 되었습니다. OO군에 대해서는 1935년 이전부터 사용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원래는 토쿄를 근거지로 한 요미우리만 거인군이라고 불린 것이 아니라, 다른 팀들도 OO군이라고 불렸습니다. 1936년 [일본직업야구연맹]이 창립되고, 최초의 리그가 결성되었을 때에 7팀의 이름을 보면 토쿄 거인군 東京 巨人軍 외에도 다이토쿄군 大東京軍(현 요코하마), 나고야군 名古屋軍(현 주니치) 나고야 킨코군 名古屋 金鯱軍, 한큐군 阪急軍(현 오릭스 버팔로스) 등이 군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었습니다.
야구팀을 OO군으로 부른 것은 당시 일본 군국주의가 정점을 향해 달려가던 시대의 상징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軍이라는 이름을 국민들이 좋아하는 스포츠 팀에 붙임으로서, 군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감을 약화시키기 위한 공작이었습니다. 결국, 지금도 여전히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거인군]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일본제국주의가 일으킨 태평양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과거 군국주의 시대에 대한 추억이며, 또한 군국주의에 대한 열망이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도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거인군이라고 부르는 것은 야스쿠니신사와 마찬가지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언젠가는 이야기하게 되겠지만,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역사는 [요미우리신문]의 이익을 위해서 사기와 강압, 그리고 폭력의 역사일 뿐입니다(대표적인 사례가 초창기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대표하는 두 에이스인 사와무라 에이지와 빅터 스타르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형식적으로 커미셔너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요미우리의 구단주에 의해서, 일본 프로야구가 좌지우지되었습니다. 그 힘의 원천은 요미우리 신문에 있습니다.
요미우리계열 TV에 의해서, 일본 전국에 요미우리 자이언츠 경기만 하루도 쉬지 않고 생중계되고, 요미우리계열의 치라시들에 의해서 요미우리 자이언츠만 홍보되고 있는 것이 일본 프로야구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방송국과 신문사는 친 요미우리계에 의해서 점령당하였고, 이들에 의해서 요미우리 자이언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같은 평범한 유격수 땅볼도 요미우리 이외의 팀이 타자인 경우에는 투수의 힘에 밀려서 땅볼이 된 것이고, 그 땅볼을 손쉽게 아웃시킨 요미우리의 유격수의 수비능력을 칭찬합니다. 반대로 요미우리 타자가 같은 땅볼을 쳤을 경우에도 좋은 타격 타이밍이었지만, 아쉽게도 땅볼이 되었다면서, 1루를 향해 끝까지 질주하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실제 화면상에서는 그냥 배팅을 하고 1루로 뛰는 일반적인 장면)는 식으로 요미우리 자이언츠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식으로 유리한 해설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일본프로야구 사무국의 무기력함, 아니 오히려 요미우리의 꼬붕 노릇을 하는 것과 일본 전체를 장악한 친 요미우리계 매스미디어의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티 요미우리는 단순한 안티 요미우리 자이언츠라는 야구팀에 대한 안티만이 아니라, 안티 토쿄, 안티 요미우리신문 등이 포함된 수구 보수화되어가는 일본 사회에 대한 안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요미우리 VS 요미우리 이외의 팀이라는 구도 아래에서 자신들의 밥그릇에 만족해 온 한신과 주니치 등에 대한 경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가시마는 떠나도 거인군은 영구 불멸할 것이다]는 나가시마의 마지막 고별인사는 [나가시마는 떠나도 안티 요미우리는 영구 불멸할 것이다]로 바뀌어야만 할 것입니다. 바뀌지 않는다면 일본 프로야구에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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