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에, 박빠던 박까던 그들의 머리 속에는 메이저리그는 오로지 박찬호가 중심에 있다. 박찬호를 중심에 두고 메이저리그를 보고 있을 뿐이다. 웬 생뚱맞게 갑자기 박찬호이야기냐 하면, 얼마 전에 스포츠 뉴스란에 박찬호가 홈페이지에서 팬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니 뭐니 하는 기사를 읽었기 때문이다.
박찬호, 홈피에 '팬들은 친구이자 즐거움' [OSEN 2006-01-15]
박찬호 홈피서 팬과 설전 [스포츠칸 2006-01-15]
박찬호, 자신 비난 네티즌 글에 '발끈' [마이데일리 2006-01-16]
박찬호, " 야구가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스포츠서울 2006-01-16]
[해외파] 박찬호 홈피, 시끌벅적! [스포츠서울 2006-01-17]
박찬호 '인터넷 설전 2R' [스포츠칸 2006-01-19]
박찬호, "첫아이 출산땐 아내곁 지킬 것" 홈피에 글 [스포츠조선 2006-01-19]
박찬호 또 한번 팬들과 설전 [스포츠서울 2006-01-21]
"박찬호, 출산땐 아내곁에..." 글 놓고 '찬반논쟁?' [스포츠조선 2006-01-21]
박찬호 단단히 화났다! 팬들과 또 설전 [스포츠서울 2006-01-22]
개인적으로 찌라시의 소설을 믿지 않는 관계로 구태여 박찬호의 홈페이지까지 찾아가서 게시판을 뒤져서 살펴봤다. 그 시작은 박OO이라는 분이 [박찬호씨.. 머리 좀 깎읍시다,,,, 머리카락이 너무 깁니다]라는 글에서 제목 그대로 운동선수답게 머리를 짧게 깎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남기면서 이른바 박찬호 설전은 시작된 것 같다.
그리고 박OO이라는 분은 다시 [여기 글 올리시는 분들,,,]이라는 글을 올렸다.
|
여기 글 올라온 내용들이.. 대체로 박찬호선수한테 관심 좀 가져달라고 읍소하는듯한 내용의 글들이 대부분입니다 |
이 글에 대해서 박찬호는 다음과 같은 답글을 남겼다.
|
충고라기에는 좀 듣기 거북하지만 그래도 당신이 바라는 것과 내가 하고자 하는 목적이 같기게 충고로 받아들이겠습니다... |
박찬호가 남긴 글에 대해서 찬반양론의 글들이 올라왔지만, 전체적으로 박OO이라는 분의 글이 지나쳤다는 분위기가 대세였기에 찌라시들로서는 아쉽게도(?) 정리가 되어가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OO이라는 분이 [야구가 당신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라는 글을 남기면서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렸다.
|
한심하다. |
그리고 자신의 답변에 대해서 찬반양론의 글들에 대해서 묵묵부답하던 박찬호는 침묵을 깨고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
하하하.. |
찌라시들이 말하는 이른바 박찬호설전을 보면서 한국사회는 여전히 천동설 - 정확하게 말하면 지구중심 천동설 - 이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웅은 없다
한 때 오락실이라는 공간에 한정되던 오락게임이 TV나 인터넷과 결합하면서 대세가 된 것이 RPG(Role Playing Game)게임이다. RPG게임이란, 플레이어가 게임 속의 가상세계의 주인공이 되어서 적들과 싸우거나 여러가지 난제들을 돌파하면서 성장해가는 게임의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게임 폐인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비난을 받고 있는 리니지나 거상 등 대부분의 인터넷 게임이 RPG계열이다.
RPG게임의 최대의 매력은 최초에는 힘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캐릭터를 가지고, 때로는 사람들과 협력해서 캐릭터의 능력치나 레벨을 향상시켜서 절대무적의 존재로서 성장시키는 것에 있다. 한마디로 게임판의 영웅주의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신화나 전설 혹은 역사상의 영웅 등에 근거해서 게임이 제작되고 있다.
탁월한 능력의 영웅에 의해서 역사는 만들어진다는 영웅주의적 세계관은 이름 하나 남기지 못했지만, 실제로는 역사를 움직인 사람들을 경시하거나 그들은 단지 무지몽매한 무지랭이로 취급하거나 하고 있다. 또한 영웅주의에 심취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직접 행동하기 보다는 단지 영웅의 출현만을 손가락을 빨면서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폭정을 일삼는 국왕이나 독재자 등에 의해서 고통을 받는 나라의 국민들이 예언이니 전설이니 뭐니하는 것에 기대를 거는 모습은 과거의 역사만이 아니라 현재도 흔하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국왕이나 독재자를 몰아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단지 예언이나 전설 등이 실현되어서 폭군이나 독재자가 물러나길 만을 기다릴 뿐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역사는 자신들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웅주의적 세계관은 결과만을 중요시하고 있다. 영웅에 의해서 독재자나 폭군이 제거되었다거나 대발견이 이루어졌다거나 하는 결과만이 있을 뿐이지 그 과정에 대해서는 애써 눈을 감는다. 영웅이 만들어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아니면 그의 실수로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는 중요한 관심사가 아니다. 결국 영웅주의는 [큰일을 위해서라면 사소한 잘못이나 몇 사람의 희생 정도는 별 것 아니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최근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른바 황우석 파동만을 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획기적인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연구에 그까지 난자 좀 불법적으로 사용했기에 무슨 문제가 있냐는 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황우석 천동설은 이전에 주장되던 이렇게 살게 된 것이 누구 공인데로 대표되는 타카키 마사오 천동설이나 그 때는 살기 좋았지로 말해지는 DDD 천동설 등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그리고 황우석 천동설에 타카키 마사오 천동설 지지자나 무현천국 불신지옥의 노빠 천동설의 지지자들이 열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라고 할 수 있다.
각종 천동설의 지지자들은 세계를 자신의 사고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영웅의 선택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라크 침략전에 파병하는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가슴으로는 이해할 수 있다]는 참으로 난해한 말을 내걸면서, 파병지지에 나선 노빠 천동설 지지자들의 행태는 좋은 예이다.
박찬호설전 이라고 하는 것도 결국 천동설의 주인공인 박찬호 자신이 스스로 영웅이 아님을 밝혔기에 벌어진 일이다. 박찬호 천동설의 근본주의자들은 박찬호가 예전의 모습 - 즉 메이저리그 데뷔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면서, 외면적으로 변한 머리카락의 길이 등을 통해서 정신력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박찬호는 자신을 중심으로 한 천동설 자체를 부정하면서, 자신은 우주의 수 많은 별들 중의 하나에 불과한 존재라고 선언하ㅇ고 있다.
당연히 근본주의자들은 반발할 수 밖에 없다. 단지 박찬호 천동설에 수정을 가하는 것 - 도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인데 - 이 아니라 유일신 스스로 자신들의 종교를 버렸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미친 신이 제정신을 다시 차리기만을 갈구하는 것 뿐이다. 그래서 신이 가지는 의미나 당신이 이럴 줄은 몰랐다는 푸념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돌아온 메세지는 [신은 없다]일 뿐이다.
이제 근본주의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대안(신)을 찾거나 아니면 신이라고 믿는 존재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그들만의 신앙을 지켜나가는 길뿐이다.
'손윤의 야리꾸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잊을 수 없는 선수들 (4) (0) | 2006/07/13 |
|---|---|
| 신자유주의 시대의 메이저리그 (1) (0) | 2006/07/13 |
| 잊을 수 없는 선수들 (3) (2) | 2006/07/13 |
| 잊을 수 없는 선수들 (2) (0) | 2006/07/13 |
| 잊을 수 없는 선수들 (1) (0) | 2006/07/13 |
| 각종 천동설이 판치는 사회 (3) | 2006/07/13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