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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골치아픈 공식을 이야기하지 않고, 그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기록의 비상식에 대해서 이야기할 생각이다. 원래 나라는 인간도 상당히 숫자에는 약하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숫자음치라는 말을 자주 들었고, 또한 나 스스로도 숫자와는 인연이 없음을 깨닫고 있다. 지금도 내 핸드폰의 번호를 알기 위해서 핸드폰의 자기정보를 보는 인간이니 숫자는 나와는 도저히 가까워질 수 없는 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세상을 살다가 보면 숫자와 마주칠 수밖에 없고, 그 대표적인 경우가 세이버 매트릭스였다.

그건 그렇고, TV로 야구를 보다가 보면 득점권 타율이라는 것이 나온다. 흔히들 저 넘은 찬스에 강하니 어쩌니 할 때에 그 근거로 삼는 것이 득점권 타율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득점권 타율을 좀 더 세분화해서 누상의 주자와 아웃카운터에 따른 시시콜콜한 득점권 타율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세세한 득점권 타율은 현실과는 별반 관계가 없다.

아니 이 개xx같은 넘이 득점권 타율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통계라니 .. 라고 흥분을 금치 못할 분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지금과 같은 세세한 득점권 타율이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수치들이다. 예를 들면, 누상에 주자가 2루 이상 - 1, 2루나 1, 3루 등에 있는 경우, 통상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있는 경우에는 20타수 3안타에 불과한데, 만루에서는 2타수 2안타 2홈런을 치고 있는 타자가 있다고 가정을 해보자.

여기에서 일단 질문으로 위의 타자는 흔히들 말하는 찬스에 강한 타자일까? 아니면 찬스에 약한 타자일까?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에 20타수 3안타, 즉 타율 0.150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연히 찬스에 약한 타자라는 것은 물어면 잔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찬스에 약한 타자도 만루에 등장했을 때에는 어마어마한 강타자로 변신해버린다. 찬스에 강한 타자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라는 득점권 타율에는 관과할 수 없는 맹점이 있는 것이다.

득점권 타율은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의 타격성적이다. 결국 주자 1루에서 홈런을 치거나 3루타나 2루타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도 득점권 타율과는 무관한 타격이 될 뿐이다. 또한 같은 득점권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들이라고 해도, 상황 - 누상의 주자의 위치에 따라서는 제각각이다. 또한 득점권 타율은 타자들마다 매년 다르다. 바닥을 기면서 찬스에 약한 시즌도 있고, 반면에 찬스에 무지막지하게 강한 때도 있다. 즉, 전혀 안정성이 없는 것이 득점권 타율이다.


득점권 타율은 도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그렇다면, 득점권 타율은 바이브레타를 구입한 후에 쓸모가 없어진 홍두깨와 같은 것일까? 지나치게 득점권 타율을 맹신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고, 또한 상황에 따른 세세한 타율은 전혀 쓸모가 없는 홍두깨가 맞다. 하지만, 앞서서도 계속 강조하지만, 상황에 따른 세세한 수치들이 아닌 단순한 득점권 타율은 - 의미를 줄 수 있는 상당한 숫자의 타수를 전제로 해서 - 완전히 쓰잘데기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고 하면 ... 투수가 한경기에서 모든 타자에게 전력을 다해서 투구하지는 않는다. 선수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선발투수들은 불펜진이 여유롭게 운용될 수 있는 7회 정도를 투구하기 위해서 힘의 안배를 하고 있다. 뭐 배금택의 만화 속 주인공인 구영탄과 같은 존재는 실재의 야구판에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무슨 피칭머신도 아니고 매 경기 매 타자마다 전력으로 투구하다가는 체력적인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황을 최소화해서 주자가 있는 상황과 없는 상황에서의 타율은 어느 정도 의미있는 수치들이라고 생각한다. 즉 주자가 있을 때에는 투수가 전력을 다해서 투구할 것이기에 어떤 의미에서는 피할 수 없는 - 그렇다고 해서 전혀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1루가 비었을 때에는 상황에 따라서는 1루를 채울 수 있다는 기분으로 스트라이크와 볼의 경계에 가까운 투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투수와 타자의 진검승부의 결과가 주자가 있는 경우의 타율이라고도 할 수 있다.

Year Situation BA AB H 2B 3B HR RBI SO BB OBP SLG OPS
2002 None On
Runners On
On 1B
On 2B
On 3B
On 1, 2B
On 1, 3B
On 2, 3B
Loaded
Scoring Pos
Sc Po 2out
.290
.269
.234
.222
.333
.250
.350
.500
.417
.296
.268
259
219
94
36
15
36
20
6
12
125
41
75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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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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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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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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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5
32
9
10
5
2
2
4
0
23
9
.354
.363
.308
.391
.500
.289
.360
.700
.462
.401
.412
.541
.548
.489
.417
.533
.528
.800
.667
1.000
.592
.634
.895
.911
.797
.808
1.033
.817
1.160
1.367
1.462
.993
1.046
2003 None On
Runners On
On 1B
On 2B
On 3B
On 1, 2B
On 1, 3B
On 2, 3B
Loaded
Scoring Pos
Sc Po 2out
.260
.318
.354
.296
.286
.333
.143
.000
.500
.288
.238
127
107
48
27
7
15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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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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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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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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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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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12
5
.324
.433
.483
.406
.444
.375
.273
.667
.333
.392
.385
.425
.551
.563
.704
.286
.533
.286
.000
.500
.542
.429
.749
.984
1.046
1.110
.730
.908
.559
.667
.833
.934
.814
2004 None On
Runners On
On 1B
On 2B
On 3B
On 1, 2B
On 1, 3B
On 2, 3B
Loaded
Scoring Pos
Sc Po 2out
.282
.242
.250
.205
.077
.310
.273
.667
.143
.235
.293
273
182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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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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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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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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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5
.347
.382
.318
.475
.200
.429
.286
.714
.400
.421
.482
.491
.374
.413
.359
.077
.379
.455
1.000
.143
.343
.415
.838
.756
.731
.834
.277
.808
.741
1.714
.543
.764
.897
2005 None On
Runners On
On 1B
On 2B
On 3B
On 1, 2B
On 1, 3B
On 2, 3B
Loaded
Scoring Pos
Sc Po 2out
.224
.280
.329
.208
.353
.200
.292
.125
.200
.241
.226
205
193
85
24
17
25
2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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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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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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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0
.287
.365
.367
.424
.421
.333
.320
.364
.273
.364
.333
.405
.503
.576
.375
.706
.320
.625
.125
.300
.444
.419
.692
.868
.943
.799
1.127
.653
.945
.489
.573
.808
.752

위의 기록은 요즘 어떤 필요성 때문에 정리하고 있는 마이크 피아자의 2002년부터 2005년까지의 상황별 성적이다. 위의 성적을 근거로 마이크 피아자는 찬스에 강한 타자일까? 아니면, 찬스에 약한 타자일까?


앨리시아 릭터를 보면 마이크 피아자의 방망이질도 준수할 것 같은데 ...

성적에서 득점권 타율은 2002년과 2003년은 괜찮았지만, 최근 2년간은 허섭스레기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득점권 타율이 아닌 좀 더 확장해서 주자가 있을 때의 타격성적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이크 피아자의 최근 4년간 상황별 성적을 봤을 때에 안저된 수치를 보이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 즉 이 말은 득점권 타율이나 좀 더 확장해서 - 개인적으로 약간 의미를 두었던 주자가 있을 때의 타율도 실제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수치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TV에서 나오는 득점권 타율이니 하는 것은 전혀 신용할 건덕지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흔히들 말하는 영양가 있는 타자니 없는 타자니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타자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최근에는 타자들의 득점생산력을 측정할 수 있는 XR이나 BR 등이 있다. 하지만, 어떤 수치로도 정확하게 어떤 타자가 얼마나 영양가가 있는지를 나타낼 수는 없다. 예를들면, 같은 솔로홈런이라고 해도 득점상황에 따라서는 1점이 실제의 1점 이상의 가치를 가지기도 한다. 1점 차이로 뒤지고 있거나 동점 상황 등에서 터진 1타점 적시타나 솔로홈런 등은 천금과 같은 안타나 홈런이라고 말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득점상황별로 가중치를 두어서 평가하면, 타자의 영양가를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요 최근 몇 년간 상당히 관심을 두고 있는 주제이지만, 세계는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만약에 세계가 동일하다면 동일한 잣대로 공평무사하게 평가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전혀 평등하지 않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브라이언 자일스라는 선수가 있다. 브라이언 자일스는 2005년까지 통산 타율 0.299와 246홈런, 858타점 등을 기록하고 있다. 브라이언 자일스는 흔히들 메이저리그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는 대표적인 타자 중의 한명이라고 말해지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 브라이언 자일스는 자신의 능력 이하로 평가되고 있는 것일까?

2003-2005 BA AB R H HR RBI SB CS SO BB OBP SLG OPS
B. Giles .294 1646 282 484 58 265 27 11 202 313 .407 .489 .896
H. Matsui .297 1836 299 545 70 330 7 4 267 214 .370 .484 .854

위의 기록은 최근 3년간의 브라이언 자일스와 마츠이 히데키의 성적이다. 성적만을 봤을 때에는 마츠이 히데키가 브라이언 자일스보다 근소하지만, 낫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브라이언 자일스는 약체인 피츠버그 파이러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일원인 것에 비해서 마츠이 히데키는 몬스터들의 집합소인 뉴욕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어떨까? 또한 브라이언 자일스와 마츠이 히데키의 성적에서 100개에 가까운 포볼의 차이를 볼 수 있다.

브라이언 자일스와 마츠이 히데키의 최근 3년간 상황별 성적
Situation BA AB H 2B 3B HR RBI SO BB OBP SLG OPS
Giles None On
Runners On
On 1B
On 2B
On 3B
On 1, 2B
On 1, 3B
On 2, 3B
Loaded
Scoring Pos
Sc Po 2out
.267
.321
.338
.252
.324
.338
.381
.333
.231
.306
.306
830
816
394
151
37
130
63
15
26
422
157
222
262
133
38
12
44
24
5
6
129
48
52
53
33
4
1
5
8
1
1
20
10
7
14
7
1
0
4
2
0
0
7
2
36
22
8
4
2
6
2
0
0
14
4
36
229
37
26
30
54
48
13
21
192
61
107
95
44
21
4
16
7
1
2
51
26
145
168
60
42
18
20
11
11
6
108
53
.382
.431
.429
.418
.492
.430
.422
.533
.353
.432
.483
.477
.501
.518
.371
.514
.577
.667
.400
.269
.486
.471
.859
.932
.947
.789
1.006
1.007
1.089
.933
.622
.918
.954
Matsui None On
Runners On
On 1B
On 2B
On 3B
On 1, 2B
On 1, 3B
On 2, 3B
Loaded
Scoring Pos
Sc Po 2out
.284
.310
.304
.280
.410
.306
.302
.306
.364
.314
.251
923
913
404
125
39
180
63
36
66
509
243
262
283
123
35
16
55
19
11
24
160
61
64
57
20
4
2
1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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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
4
2
0
2
0
0
0
0
2
1
39
31
13
6
1
6
1
0
4
18
6
39
291
37
34
23
60
35
28
74
254
83
134
133
50
26
7
25
9
5
11
83
52
108
106
43
26
4
12
4
9
8
63
30
.362
.377
.371
.412
.417
.356
.311
.417
.410
.382
.336
.484
.483
.460
.456
.641
.478
.444
.417
.667
.501
.391
.846
.860
.831
.868
1.058
.834
.755
.834
1.077
.883
.727

이것은 그만큼 브라이언 자일스가 마츠이 히데키보다 더 투수들의 견제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브라이언 자일스가 마츠이 히데키와 같은 팀에서 뛰었다면, 지금의 성적보다는 훨씬 높은 수치들을 나타낼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위에서 본 것처럼 상황별 득점능력이라는 것은 타자의 능력과는 무관한 것이다. 단지 타자의 상황별 득점력은 그 타자의 능력이 아닌 그 상황에서 어떤 투수를 만났는지와 타자 자신의 컨디션 등에 따라서 요동을 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타자의 능력은 득점찬스이던 주자가 없는 상황이던 별로 차이가 없다. 단지 상대 투수와 그날의 컨디션, 그리고 그 타자가 속해 있는 팀의 환경 - 강타자들이 즐비한 팀인지 아니면 물타선인지 등에 따라서 전혀 다른 수치를 나타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글의 모두에서는 개인적으로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의 타격은 그래도 어느 정도의 의미는 부여할 수 있다고 했지만, 사실은 큰 의미가 없는 수치에 불과하다. 득점권 타율이라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다. 영양가는 타자가 속한 팀과 타순에 따라서 매우 유동적인 것이고, 또한 그 근거로 이야기되어지고 있는 득점권타율은 전혀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어떤 타자는 영양가가 있니 없니를 이야기하는 것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프로야구에서 대표적인 영양가없는 타자로 거론되고 있는 양준혁

야구의 속설 중에 [야수가 바뀌면, 그 첫 타구는 바뀐 야수에게 간다]는 것이 있다. 이 말은 전혀 근거가 없는 구라일 뿐이다. 그런데도 어느 정도 사실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그 이유는 TV나 라디오 등에서 씨부리는 인간들 때문이다. 어쩌다가 한번 운 좋게도(?) 바뀐 야수 앞으로 첫 타구가 날라가면 ... 기다렸다는 듯이 이 말을 재잘 재잘거린다. 그리고, 나머지 거의 대부분인 첫 타구가 다른 야수 앞으로 갔을 때에는 입에 지퍼를 채운다.

타자의 영양가도 바뀐 야수 앞으로 첫 타구가 어쩌고 저쩌고와 마찬가지이다. 소위 말하는 영양가 있는 타자와 영양가라고는 쥐뿔도 없는 타자에 대한 분류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으로 말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자신이 봤던 경기 등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치거나 타점을 올린 타자는 찬스에 강한 타자가 되고, 반대로 찬스에서 죽을 쑨 타자는 상대적으로 영양가가 떨어지는 타자라고 비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국의 총리였던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세상에는 3종류의 거짓말이 있는데, 첫째는 그냥 거짓말이고, 두번째는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세번째는 통계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것이 득점권 타율과 타자에 대한 영양가논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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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손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