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미님이 일전에 퍼오신 글 중에 통계로 알수없는 야구라는 것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아노미님이 퍼오시기 전에 다른 곳의 블로그에서 읽었던 적이 있다. 사실 선구안이라던지 최고의 셋업맨 등과 같은 부분 등은 통계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어쨋든 그런 부분 때문에 이 글을 써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아도 포수에 대해서 글을 써려고 하던 중이었다. 이전에 쌀나라 이반옹이 포스팅한 돌아온 마구 김병현을 누가 막으랴?에서 박찬호와 함께 마이크 피아자를 거론한 부분을 읽고서 정말 좋은 포수는 어떤 포수일까?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그냥 좋은 포수는 어떤 포수라고 써면 될텐데 구태여 아노미님이나 쌀나라이반옹을 거론한 것은 두 분을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막상 포수에 대해서 쓸려니까 많은 것들이 손가락 끝에 집중되지만, 반면에 뭐부터 손을 대야할지 막막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분의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그 출발을 시작하려고 하는 의도 때문이다.
일단 제목은 마이크 피아자는 정말 나쁜 포수인가?로 정했다. 네거티브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박찬호 덕분에(?) 한국에서는 예전부터 욕을 쳐먹고 있는 마이크 피아자이기에 ... 그를 통해서 좋은 포수는 어떤 포수인지에 대해서 말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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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나라이반옹은 김병현에 대한 포스팅의 끝부분에서 마이크 피아자를 쌀짝 언급하는 센스를 보였다.
[덧말 2] 이어서 중계된 박찬호 투수의 선발 경기는 안타까운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리 나빠보이지 않았는데 말이다. 다음 경기에서 잘 던지면 되겠지...뭐... 마이크 피아자의 주자 견제 능력은 정말 최악이다. 박찬호 투수가 피아자와 계속 함께 하는 것이 좋을까?
그리고 아노미님이 퍼온 통계로 알 수 없는 야구라는 글을 보면, 최고의 수비형 포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정삼흠은 다음과 같은 답을 하였다.
정삼흠 LG 트윈스 조인성은 최고의 강견을 자랑한다. 그는 투수가 주자에게 타이밍을 뺏겼을 경우에도 2루에서 주자를 잡아낼 수 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마이크 피아자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공격형포수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그의 수비력에 대해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말들이 많았고, 특히 그의 허무할 만큼 약한 어깨는 피아자가 한국에서 비난을 받거나 포수로서 평가절하되는데 결정적인 역할 - 근거가 되고 있다.
한때는 포수라고 하면, 그냥 투수가 던진 공이나 받는 단순직종이라는 인식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야구라는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의 하나로 누구나 서슴없이 포수를 꼽고 있다. 포수를 그라운드의 지휘자라고 말할 정도로, 포수의 중요성은 두 말하면 잔소리이다. 그런데, 흔히들 말하는 좋은 포수는 어떤 포수일까? 혹은 나쁜 포수는 어떤 포수일까?라는 질문의 답은 상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주관적인 이 질문에 정삼흠은 강견 - 어깨가 강한 포수가 좋은 포수라고 말했다. 아마도 한줄답변을 요구받아서 어쩔 수 없이 거두절미하고, 짤막하게 말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참 어처구니없는 답변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어쨋든 정삼흠이 조인성을 최고의 수비형 포수로 꼽은 이유는 투수가 타이밍을 뺏겼을 때에도 도루를 저지할 수 있는 강한 어깨를 가진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깨만 강하면 좋은 포수일까? 혹은 도루저지율이 높은 포수는 좋은 포수일까?
사실 포수의 어깨가 강하다는 것과 도루저지와는 그렇게 큰 관계가 없다. 강한 어깨는 포수가 갖추어야만 하는 기본사양이 아니다. 또한 어깨가 강하다고 해서 반드시 도루저지율이 높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외야수 중에 메이저리그에서 강견이라고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블라디미르 게레로이다. 또한 스즈키 이치로는 레이저빔이라는 별명처럼 1루주자가 쉽게 3루까지 달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게레로나 이치로나 강한 어깨를 가진 선수로, 그들 앞으로 간 안타로 주자가 1개 이상의 베이스를 욕심내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누가 더 누상의 주자에게 위협감을 주는 외야수일까?
아마 어깨 자체로는 게레로가 이치로보다 강할지 몰라도, 송구의 정확성에서는 최근에 게레로가 많이 나아졌지만, 이치로에 비견될 만한 선수는 드물다. 즉 강한 어깨를 가진 선수라고 해도 그 송구가 정확하지 않을 경우에는 별로 쓸모가 없다.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는 송구력은 악송구가 될 가능성이 높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강한 어깨가 이적행위가 될 때도 있다.
또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배리 본즈의 경우에도 사람들은 그를 홈런타자로만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가 지금과 달리 부상이나 노쇠화되기 전인 1990년부터 1998년까지 1995년을 제외한 9년동안 8번이나 내셔널리그 외야수부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하였다. 배리 본즈의 어깨는 소위 말하는 강견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 좋게 말하면 메이저리그 평균정도의 어깨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평균정도의 어깨를 가진 배리 본즈이지만, 매년 상당한 숫자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본즈의 어시스트가 많은 것은 그만큼 루상의 주자가 무리한 -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도 있다.
그렇다면 강견이 아닌 본즈가 강견 못지 않는 어시스트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본즈는 자신의 약한 어깨를 간결한 수비동작과 함께 정확한 송구로 보완하였기에 상당한 숫자의 어시스트를 기록할 수 있었다. 즉 강견이 아니어도 스피디한 수비동작과 송구의 정확성 등으로 누상의 주자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배리 본즈와 마찬가지로 강견이 아닌 포수도 투수가 던진 볼을 포수해서 2루로 던지는 동작을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2루로 송구할 경우에는 높은 도루저지율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도루저지율이라는 것은 포수의 어깨가 아닌 2루로 송구하기 전까지의 스피드와 송구한 볼의 정확성에 달려있다. 또한 흔히들 말하는 강견을 자랑하는 포수가 도루를 저지할 가능성이 다른 포수들보다 유리하지만, 그 포수의 2루나 3루로 송구하기 전까지의 스피드나 송구의 정확성이 없을 경우에는 오히려 송구에러 등으로 1개 이상의 추가진루를 허용할 위험성도 있다.
게다가 주자의 도루라는 것은 위의 정삼흠의 말에서도 볼 수 있듯이 무조건적으로 포수의 책임만은 아니다. 주자의 도루를 막기 위해서는 포수만이 아니라 투수의 견제능력이나 공을 던지기까지의 스피드, 구종 등이 중요한 부분이다. 일례로 너클볼러인 팀 웨이크필드가 너클볼을 던졌을 때에 1루주자가 도루를 시도해서 성공했을 때에 그 책임은 무조건적으로 전담포수인 덕 미라벨리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주자가 있다고 해서 팀 웨이크필드가 너클볼이 아닌 직구로 승부한다는 것은 가래로 막을 일을 삽으로 막을 위험성도 있다.
한 경기에서 주자가 누상에 있을 가능성은 한 경기에 일반적으로 투수들의 평균 WHIP가 1.40으로 가정했을 때에 12.6명이다. 한 경기에서 13명 정도가 누상에 나간다고 해도, 누상에 나간 모든 주자가 단독도루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결국 도루저지라는 것은 포수가 한 경기에서 해야만 하는 자신의 임무 중에서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도루라는 것이 어떤 경우에는 만루홈런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루저지만으로 포수를 평가하는 것은 나뭇잎으로 숲을 평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도루저지라는 것이 포수를 평가하는 일부 - 그것도 한 경기나 한시즌 전체로 봤을 때에 극히 미세한 부분이라면, 도대체 어떤 포수가 좋은 포수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이라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리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이다. 최근에 안본 메이저리그 경기를 어떤 분이 제공해주신 아이디로 살펴볼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분통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답변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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