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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의 복귀, 얻은 것과 잃은 것

배지헌의 Rubber게임 2012/01/28 17:24

일본과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던 거물들이 프로 무대로 돌아왔다. 해외파의 영입에 따르는 구단들의 득과 실을 따져봤다.

박찬호 | 루키지만 한국 나이로 마흔살이다. 분명 전성기가 지난 투수다. 나이와 구위를 감안한 현실적인 기대치는 10승 정도다. 실망할 일일까.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시즌 내내 로테이션만 꾸준히 소화해도 팀 전체에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한화에는 젊고 경험이 부족한 투수가 많다. 메이저 올스타 선배의 사생활과 몸관리, 훈련 노하우, 변화구 활용 방법 등을 옆에서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투수들에게 큰 공부가 된다. 

적응력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박찬호는 지난 17년간 양키스부터 피츠버그 유랑극단, 마이너까지 온갖 팀과 동료를 경험했다. 필요하다면 자신의 ‘아메리칸 스타일’을 고집하기보다는, 끈끈하고 공사 개념이 희박한 ‘한국식’ 팀 문화에 기꺼이 동화되려 할 것이다. 김정준 SBS-ESPN 해설위원은 “팀내 1인자인 류현진이 먼저 숙이고 들어갔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것으로 이미 박찬호의 팀내 위상은 확고해졌다. 

오히려 선수들보다는 동기인 정민철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의 관계 설정이 미묘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비교적 수평적인 미국의 선수-코치 관계에 비해 한국은 수직적 경향이 강하다. 또 코칭스태프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박찬호의 탁월한 ‘정치적 감각’이 발휘되어야 할 지점이다. 

김태균 | 대부분의 야구선수는 29~31세 사이가 전성기다. 김태균은 올해 서른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기만 하다면 3할-30홈런을 기대할 만하다. 이용철 위원은 “공을 잡아놓고 치는 타입이라 기본은 해줄 것”으로 예상한다. 성적 외에도 ‘이름값’이 상대에게 주는 위압감이 김태완-최진행과는 전혀 다르다. 오른손을 다쳐 스윙할 수 없는 상태에서도 볼넷을 얻어내던 전성기 장종훈처럼, 존재 자체로 상대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할 수 있는 타자다. 

다만 연간 15억을 받는 최고연봉자라는 게 부담이다. 지난 1년의 공백에 몸값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해지면 의외로 시즌 초반 고전할 수 있다. 다른 선수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도 문제. 한 관계자는 “불만이 밖으로 표출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팀 성적 부진과 같은 특정한 계기가 생기면 여기저기서 말이 나올 거다. 팬들과 언론의 화살이 김태균에 집중될 수 있다“고 했다. 가뜩이나 귀국 이후 김태균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용철 위원은 “구단과 코치진이 거물 영입 선수들에 대한 손익계산을 미리 해보고, 결과가 나쁠 때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둬야 한다. 장밋빛 전망에만 취해 있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이승엽 | 이승엽이 떠난 2004년,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선동열 감독이 경질된 2011년, 삼성은 우승을 달성했다. 한 관계자는 “류중일 감독보다 나이 많은 코치들이 감독을 깍듯이 모시는 것을 보고, 이게 삼성의 힘이구나 싶었다”고 했다. 이승엽 하나가 있고 없고에 크게 좌우될 팀이 아니란 얘기다. 굳이 따진다면 플러스 요인이 더 많다. 

김정준 위원은 “체력만 받쳐준다면 앞으로 3~4년은 문제없다”고 예상한다.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 초반이 잘 풀리면 30홈런 이상은 무난하고, 처음이 조금 안 좋더라도 결국에는 어느 정도 해줄 거다. 후배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유일한 문제라면 채태인, 조영훈, 모상기 등의 기존 1루 자원들의 의욕 상실. 하지만 김정준 위원은 “이승엽 때문에 기회가 없다는 약한 생각보다는, 아무리 이승엽이라도 이겨서 자리를 뺏는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 공정한 경쟁이 보장된다는 전제가 따른다. 이승엽이니까 무조건 써야 한다는 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일정한 시점이 지난 뒤에는 트레이드 등을 통해 경쟁에서 밀린 선수들의 활로를 터줄 필요도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GQ KOREA> 2월호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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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배지헌